오유교기자
미국 증시가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두고 상승 마감하며 '산타 랠리' 기대감을 키웠다. 산타 랠리란 12월 마지막 주부터 새해 첫 주까지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6.69포인트(0.16%) 오른 4만2906.95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43.22포인트(0.73%) 상승한 5974.07, 나스닥종합지수는 192.28포인트(0.98%) 오른 1만9764.88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예상 밖의 소비 지표에 투심이 흔들리며 장 초반 약세를 보였다. 비영리기관 콘퍼런스 보드(CB)의 12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104.7로, 지난 9월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전월치 112.8보다 8.1포인트 급락했다. 산타 랠리 기대감이 꺼지는 듯했던 분위기는 장 막판 빅테크 중심의 기술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으로 반전됐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중 마이크로소프트(-0.31%)를 제외한 6개 종목이 모두 상승했다. 특히 엔비디아(3.69%)는 대만에 해외지사본부를 설립할 것이라는 소식에 강세를 보였으며 시가총액 1위 애플(0.31%)은 255.27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기록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테슬라도 2.27% 상승했으며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브로드컴은 5.24% 올랐다. 또한 AMD(4.52%)와 TSMC(5.15%), 퀄컴(3.50%), 인텔(3.48%) 등 반도체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뉴욕 증시는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한다. 25일은 휴장이다. 시장에서는 불씨를 살린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연말 소비와 보너스 등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증가로 전통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파이퍼 샌들러의 수석 기술분석가 크레이그 존슨은 "시장의 근간은 변함없이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뉴욕증권거래소에 산타가 찾아올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7% 오른 2442.01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로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주가 동반 상승하면서 지수를 견인했다. 미국의 선박법 발의로 수혜가 기대되는 조선주의 상승도 두드러졌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24일 국내 증시는 전일 미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3.1%), M7을 비롯한 빅테크 상승 랠리를 반영하며 주요 IT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 출발할 것"이라며 "특히 12월 중 계엄령 사태, 매파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연이은 대내외 악재로 인해 현 수준의 주가 레벨은 저가 메리트가 확보된 상황임을 감안 시 연말까지 지수단에서 저점 레벨을 높이려는 시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참여할 주요 드라이버 중 하나가 원·달러 환율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1450원대의 원·달러 환율은 하향 안정화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