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재기자
검찰이 대장동 민간업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28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 심리로 진행된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혐의 재판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2년과 벌금 3억8000만원을 구형했다. 또 7억9000만원을 추징해달라고 명령했다.
공범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 정민용 변호사에게는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자금 공여자인 남욱씨에겐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 측은 “사건이 대통령 선거의 연결성과 투명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점, 이 사건으로 민주주의 꽃이 자칫 시들 수도 있고, 또 꽃을 피울 수 있다는 믿음조차 사그라들 수 있기에 다른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비해 피고인들 모두를 엄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원장에 대해 “거액의 뇌물성 정치자금을 수수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함에도 범행을 반성하기는커녕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일단 선거에서 이기면 그 과정에서 있었던 일은 다 덮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등 죄의식이 없었던 것 같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사건 범위를 모두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역할이 중요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범행의 주요 공범인 동시에 정치자금 범죄의 신고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자금법 제53조에는 정치자금 범죄 신고자에 대한 형의 감면 규정이 마련돼 있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4∼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공모해 민간업자 남욱씨로부터 4회에 걸쳐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3년 2월∼2014년 4월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공사 설립과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편의 제공의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총 1억9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김 전 부원장은 2022년 11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뒤 1심 중 지난해 5월 보석으로 석방됐으나 같은 해 11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보석이 취소돼 법정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불법 정치자금 6억원, 뇌물 7000만원을 유죄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