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기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내놓은 차등 수수료율 방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은 온라인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온플법)이 상생안을 대체할 수 있다며 법안 제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생협의체가 협의를 했다고는 하는데 반쪽짜리 협의"라며 "자율 규제가 불가능하다면 결국 일정한 제재 시스템(체제)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감독을 위해 온라인플랫폼 거래 공정화법을 만들겠다"며 "당력을 집중해서 법안을 제정하고 혁신 결과를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흔히 '온플법'이라고 불리는 '온라인플랫폼 거래 공정화법'을 지난 국회부터 추진해왔다. 민주당은 배달플랫폼 중개수수료율 상한이 5% 이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두 업체가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법안을 발의한 김남근 의원은 기자를 만나 "독과점 기업이 높은 수수료를 강제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해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협의회(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등은 '배달앱 상생협의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을지로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상생협의체 최종 상생안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환영하지 않는다"며 "수수료를 낮춘 만큼 배달비를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조삼모사 협상안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장고 끝에 악수였다"고 비판했다. 회견에는 상생협의체에 참여했던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운영진도 참석했다.
전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회의에서 상생협의체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중개수수료율을 9.8%에서 2.0~7.8%로 일부 낮춘 차등 수수료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상생협의체 발족 후 115일간의 회의 끝에 나온 결과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를 포함한 입점업체 2곳이 반발한 가운데 정해졌다. 상생협의체에는 배달플랫폼 4개 사(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와 입점업체 단체 4곳(한국외식산업협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국상인연합회·소상공인연합회), 공익위원 4명이 함께했다.
이날 회견 참석자들은 배달플랫폼이 상생협의체 참여 직전에 중개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크게 올린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6.8%에 비하면 최종 상생안이 오히려 입점업체 부담을 늘렸다는 것이다. 이강일 의원은 회견에서 "6.8%를 기준으로 최고 중개수수료율을 그 이하로 설정했어야 했다"며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6.8%로도 7000억원 영업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공 배달앱 촉진을 위한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공공 배달앱을 활성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있다"며 "조만간 공공 배달앱 활성화 방안을 토론회와 간담회에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