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는 힘들다' VS '캐즘 극복 전기'…中 BYD 향한 엇갈린 시선

BYD, 내년 초 한국 승용차 출시 공식 발표

중국 1위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가 내년 한국에 승용차를 선보이기로 하면서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인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 상품성을 끌어올리면서 앞서 진출한 해외 곳곳에선 점차 판매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국내 자동차 소비 성향을 감안하면 중국산 승용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탓에 판매량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최근 불거진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불식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4월 열린 오토차이나 2024에 마련된 BYD 전시관. 연합뉴스 제공

전기차 가격을 좌우하는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만큼, 주요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격 경쟁력은 독보적이다. 내년 초 한국 내 승용 브랜드 공식 출시와 함께 초기 출시 모델로 거론되는 중형세단 씰(SEAL)의 현지 판매가격은 18만위안, 우리 돈으로 3500만원대부터다. 비슷한 사양의 현대차 아이오닉6가 약 4700만원(보조금 제외)부터 시작한다.

관세나 배송비용을 반영하고 보조금을 절반 수준 받는다고 감안해도 국산 전기차보다 싼 가격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두 차종 모두 출시한 영국에선 씰이 아이오닉6보다 950만원가량 싸게 살 수 있다. BYD는 여기에 우리 돈 1000만원대 보급형 모델부터 고가 브랜드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도 있으나 국내 보조금 규정이 없어 출시 가능성은 낮다.

외산 브랜드 무덤으로 꼽히는 일본에서는 단기간 내 자리 잡았다는 평이 나온다. 일본수입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BYD 판매량은 201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일본은 자국 자동차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비슷한 시기 일본에 재진출한 현대차는 같은 기간 526대 팔았다.

중국 쑤저우 타이창항에 선적 대기중인 BYD 전기차. 연합뉴스 제공

BYD는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중남미, 중동 등 다각도로 판매망을 넓혀나가고 있다. 주로 판매·정비 네트워크를 갖춘 현지 딜러사와 협업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국내에서도 기존 수입차 딜러 사업을 했던 업체와 사업 방향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성한 생산·판매로 단기간 내 외형을 키우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선 이미 수년 전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판매량은 302만대로 ‘글로벌 톱10’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생산능력을 확충, 지난달에는 50만대 판매를 처음 넘겼다. 연말까지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400만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나 혼다의 지난해 실적을 웃돌아 글로벌 7, 8위권까지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한 행사에 전시된 BYD 전기 SUV 아토3. 연합뉴스 제공

국산차 업계에선 경계하면서도 가라앉은 국내 전기차 시장을 전환할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12만267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가량 적은 수준이다. 최근 수년간 꾸준히 시장이 빠르게 커왔는데,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한 전기차 수요부진은 몇 년 더 갈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살 사람은 대부분 산 데다 충전 인프라, 비싼 가격 등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자동차를 주요 자산으로 보는 성향이 강한 한국 소비자 특성상 판매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 신차 시장에선 수입차 역시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포르셰 등 고가 브랜드 선호 현상이 뚜렷한데다 국산차 역시 고가 트림·사양 위주로 소비하는 패턴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산업IT부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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