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내년 수익성 둔화' 분석에도 금융지주 투자전망은 '밝음'

내년 은행권의 수익성이 점차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주요 은행지주회사에 대한 투자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피벗(pivot·정책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각 금융지주도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강화하고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 12일 개최한 '2025년 경제 및 금융전망 세미나'에선 내년 은행권이 금리 인하 등에 따라 수익성 악화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금리 하락기 은행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고 머니무브에 예금 안정성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 "가계대출 폭증에 시장규제가 강화하면서 기업 대출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는 등 산업 내에서도 우호적이지 못한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은 증권가에서도 나오고 있다. 경제성장률 둔화,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등의 영향으로 은행 실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순이자마진(NIM)과 대출성장률이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은행 5개 사(KB국민·신한·하나·우리·IBK기업)의 2025년 NIM은 올해 대비 0.06~0.12%포인트 하락하고, 연간 대출성장률도 6.9%에서 4.7%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한 5개 은행의 연간 순이자이익은 올해 대비 0.7%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각 은행지주회사에 대한 투자 전망은 나쁘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고금리 시기 빛을 보지 못했던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기대돼서다. 5개 지주(KB·신한·하나·우리 및 기업은행)의 내년 비이자이익은 올해 대비 5.9% 늘어난 1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금리가 내리며 채권 평가이익과 수수료 수익이 늘고, 증권 자회사의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각 사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고 주주환원 확대를 약속한 점도 주된 원인이다. 최근 4대 지주는 내년 RWA 증가율을 4~6% 이내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WA는 주주환원의 핵심인 보통주 자기자본(CET1)에도 직접적 영향을 준다. 또 이들은 RWA 증가율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주주환원책은 지속될 전망이다. 5개 사의 주주환원율은 올해 대비 4%포인트 상승한 40.5%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각 사는 최근 밸류업 계획 공시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은행주 주가는 2024년 연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중요한 것은 여전히 은행주가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자사주 매입·소각이 지속될수록 주식 수 감소로 주당 가치 개선 폭이 가파르게 확대 중인 것도 장점이다. 향후 저금리 환경에서 주주환원 매력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8년 부터 올해 6월까지 약 6년 간 은행권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철수가 총 1만 4천426개로 집계된 24일 서울 시내 한 거리에 시중은행들의 ATM이 설치되어 있다. 은행들은 ATM 관리나 냉난방비 등 유지 비용 문제를 들어 ATM을 빠르게 철수 시키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경제금융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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