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올해 중국의 무역흑자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것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대국들을 자극해 충돌을 빚을 가능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의 무역 흑자는 7850억달러(약 110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종전 최고기록인 2022년(약 7030억달러)보다도 12% 높은 수준으로, 블룸버그는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될 경우 올해 중국의 무역흑자가 약 953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중국 무역흑자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1~10월 중국의 대(對)미무역 흑자는 약 291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이 기간 중국의 전체 무역흑자 규모의 37% 수준이다. 유럽연합(EU)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 대한 흑자도 각각 9.6%, 36%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기업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수출 실적을 높여온 반면 경기 침체, 전기화 가속, 국내산 대체품 증가 등으로 수입 수요는 억제되고 있다"며 "현재 중국은 전 세계 170개 이상의 국가와 경제권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세계 무역 불균형의 심화로 인해 국가들의 반발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상계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중국산 수입품에 60% 폭탄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통화 전쟁 가능성도 점쳐진다. 소식통은 만약 중국이 미국의 폭탄 관세에 대응해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경우 인도 중앙은행 또한 루피화 가치를 떨어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는 소프트 페그제를 채택하고 있어 루피화의 가치가 위안화와 연동되는데, 루피화 가치 하락을 부양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개입할 경우 대중국 무역적자가 심화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들어 중국의 대인도 무역흑자는 850억달러로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