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 지속…'S&P500, 2026년 말엔 8000까지 간다'

트럼프 2기 자국우선주의 영향
월가, 美 증시 낙관론 쏟아져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이 미국 주식 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집권으로 자국 우선주의 중심의 시장 친화 정책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탓이다. 특히 공화당이 행정부(백악관)와 입법부(연방 상·하원)를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윕'이 확실시되면서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무역 관세 등 각종 공약이 물 흐르듯 시행될 가능성이 커진 결과다.

11일(현지시간) 오펜하이머자산운용은 미 S&P500지수 연말 전망치를 기존 5900에서 6200으로 대폭 올렸다. 현재 월가에서 내놓은 연말 전망치 중 가장 낙관적인 수치로, 이날 S&P500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현 지수보다도 3.3% 상승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야르데니 리서치는 같은 날 보고서에서 "시장의 동물적 본능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S&P500지수가 올해 연말 61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2025년 말에는 7000, 2026년 말에는 8000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윌밍턴 트러스트는 S&P500지수가 앞으로 2개월 안에 6000대 중반까지, 에버코어 ISI는 내년 6월까지 6600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은 이번 시장 상승세가 2016년 트럼프의 첫 대선 승리 이후 발생한 랠리보다 더 강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2016년 대선 결과가 나온 이후 당시 S&P500지수는 연말까지 4.6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JP모건의 앤드류 타일러 미국 시장 정보 책임자는 이날 메모에서 S&P500 업종 중 금융업이 연말까지 가장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하려 했던 금융자본 건전화 규제 '바젤3'가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캘베이 인베스트먼트는 이날 S&P500지수가 6000을 돌파한 것을 두고 "투자심리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증시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에 여전히 많은 자금이 남아 있는 까닭에 증시가 오름세를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14.94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대선일이었던 5일부터 지금까지 20% 넘게 폭락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이행에 따른 재정적자 우려로 국채금리가 뛰고 있다는 점은 증시에 찬물을 끼얹는 재료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난해 말 최고치인 5%까지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현재보다 약 70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 운용사 핌코는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계획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시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핌코의 댄 아이바신 최고투자책임자는 "이 경우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의 압도적 승리로 급등한 미국 주식 시장이 반전될 수 있다"고 짚었다.

국제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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