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조충현기자
젤라틴 나노입자로 식물 성장을 돕고 농약 효율을 높이는 나노입자가 개발됐다.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는 바이오산업기계공학과 박선호 교수팀이 전남대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식물 성장을 촉진하고 농약 기능을 향상할 수 있는 새로운 천연단백질 기반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농약 보조제는 젤라틴 기반 나노입자로, 단독 사용 시 식물 성장을 도울 수 있으며 농약을 서방형(徐放型, 서서히 방출)으로 방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농작물 수확량과 품질 향상은 물론, 농약 사용량을 줄여 환경 보호와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작물에 적용해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연구 성과를 담은 부산대·전남대 공동논문이 나노기술 분야 최상위 저명 학술지인 ‘스몰(Small)’ 10월 17일 자 표지를 장식했다.
젤라틴은 주로 돼지·소의 피부나 연골 등에서 추출되는 콜라겐을 가공해 만들며, 젤리·푸딩·화장품 등 식품, 의료, 건강제품을 제작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생체적합성이 높고 약물을 담지하고 방출할 수 있는 성질이 있어, 연구팀은 이를 첨단 나노 농약 보조제로 활용했다.
이번에 개발된 젤라틴 나노입자는 약 150nm 크기로 표면에 양전하를 띠고 약물을 약 보름가량 담지(擔持)하며 서서히 방출할 수 있었다.
입자의 작은 구조와 양전하를 통해 통상 약한 음전하를 띠는 식물의 잎 표면에 잘 부착됐는데, 잎 표면이 소수성(물과 친화력이 적은 성질)이거나 친수성인 특성에 가리지 않고 잘 붙었다.
이 젤라틴 나노입자와 농약이 혼합된 첨단 나노 농약제는 기존 농약 대비 약 15%의 우수한 살충 효과와 약 20%의 제초 효과를 보였다.
연구실 수준을 넘어 실제 농업 필드에서도 제초 효과가 탁월하게 향상됐다. 방제기로 분사할 경우 더 멀리 분사돼 넓은 영역에 고르게 분포할 수 있고 공기 중에 오래 머물러 농작물의 잎과 줄기 등 다양한 부위에 닿아 방제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박선호 부산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농업현장의 다양한 문제점을 나노바이오기술 접목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젤라틴 나노입자는 지속 가능한 농업, 특히 농약제의 기능을 향상하는 동시에 비료로 식물 성장을 유도하는 데 큰 잠재력이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 분야에서 현장 적용이 가능한 실용적인 기술로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부산대 바이오산업기계공학과 박선호 교수가 제1저자로, 전남대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김장호·손형일·이경환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됐다. BK21 4단계 IT-Bio융합시스템농업교육연구단, 농식품과학기술융합형연구인력양성사업, 그린바이오 혁신융합대학사업, 중견연구지원사업,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사업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