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개방형' 홍보맨들 잇단 대기업행...왜?

서울 한 자치구 홍보담당관 대기업 자회사 홍보 임원으로 자리 옮긴데 이어 또 다른 자치구 언론팀장도 입사 5개월여 만에 대기업 본부장 이직 확정

서울 자치구 홍보맨들이 잇달아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눈길을 끈다.

서울 한 자치구 홍보담당관 A씨는 3년여 동안 홍보책임자를 맡다 몇 달 전 대기업 자회사 홍보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원내 인터넷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대변인실을 근무한 후 나와 B 구청 홍보담당으로 근무했다.

이 과장은 업무 능력 등 리더십은 큰 문제가 없었으나 스스로 사표 내고 대기업 홍보 담당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다른 자치구 C 언론팀장도 5개월여 전 공모를 통해 선발돼 대언론 관계 등 업무에 충실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기업으로 옮겨 가게 돼 조만간 자리를 떠나게 됐다. 특히 이 팀장은 명문대 출신에 유력 언론사 차장 출신으로 들어올 때부터 머지않아 나갈 것이라는 예상이 되곤 했다.

담당 자치구 홍보담당관은 “너무 열심히 일해주었는데 본인의 발전을 위해 이직을 하겠다고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 자치구 개방형 홍보맨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간 것은 승진 등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방형 공무원은 4~5급 승진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자치구 간부는 “9급 공무원으로 들어와 30여년을 고생해야 겨우 5급(과장) 내지 4급(국장)으로 승진하는데 개방형으로 들어오면 일반 공무원들 자리 하나를 빼앗는 꼴이 돼 내부에서도 곱지 않게 보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특히 자치구는 간부들 숫자도 많지 않고 서로 잘 아는 사이인데 외부에서 들어올 경우 근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 한 자치구 언론팀장 1명만 개방형으로 10여년을 근무하고 있다. 이 팀장은 기업에서 10년 이상 홍보 업무를 맡은 데다 성격이 매우 좋아 주변 공무원들과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에 장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팀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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