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진기자
미국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집권 2기 백악관과 내각을 이끌어 갈 핵심 인사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대거 손보고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발맞출 수 있는 충성심 강한 인물을 기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집권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관할할 국토안보부 수장에 톰 호먼 전 이민세관집행국 국장 대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는 대선 기간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국경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인물로, 미국 국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비영리단체 ‘국경911’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이민·마약 등 연방범죄 법률 집행을 담당할 법무부 장관 후보로는 마이크 리 연방 상원의원(유타주), 전직 미주리주 법무장관이었던 에릭 슈미트 상원의원(미주리주)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화석연료 에너지 부흥 공약으로 많은 관련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에너지부 장관으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 주지사가 꿰찰 가능성이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 인물이다.
국방장관 후보로는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활약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측근 사이에서 가장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장관 후보로는 릭 그레넬 전 독일대사,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오르내리고 있다.
재무장관으로 억만장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두 명의 금융계 베테랑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전했다. 헤지펀드 키 스퀘어의 스콧 베센트 최고경영자(CEO), 존 폴슨 억만장자 헤지펀드 설립자다. 베센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재무장관이 된다면) 전기차 세액공제 등 인플레이션감소법(IRA)을 차츰 버리는 것이 1순위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집권 때 출범할 예정인 정부효율성위원회의 수장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맡을 것이 확실시된다. 정부효율성위원회는 연방 정부 재정을 줄이고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스페이스X, 뉴럴링크, xAI 등 6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머스크 CEO는 자신의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규제 절차를 축소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방준비제도(Fed)는 ‘행정부 독립기관’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왔던 만큼 어떤 인물이 차기 Fed 의장으로 임명될지도 관심이다. 대선 전까지 금리 인하는 필요 없다는 입장을 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Fed는 지난 9월 시장 예상을 깬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신임 Fed 의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승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번 상원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석을 차지한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하는 인물로 앉히는 데 장애물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차기 Fed 의장으로 파월 의장을 공개 비판해왔던 케빈 워시 전 Fed 이사, 트럼프 전 대통령이 1기 시절 가장 신뢰하는 보좌관으로 꼽혔던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선임보좌관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