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온유기자
"입맛 까다로운 아기인데 뽀로로 김치랑 누룽지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뚝딱하거든요. 그런데 요즘 배추값 때문인지 마트에서 못 본 지 오래됐네요. 다른 백김치도 시도해봤지만 안 먹어요. 뽀로로 김치 도대체 언제 나올까요."
김치 시장 점유율 1위인 대상 종가가 오랜 공백기를 끝으로 배추 김치 공급을 재개했지만 어린이 김치 품절 대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선선해진 날씨에 꽉 막혔던 가을배추 물량을 확보했음에도 여린 잎을 고르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대상은 "배추 선별 작업이 완료되면 곧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와 대상 온라인몰 정원e샵 등에서는 현재 종가 어린이 한입 백김치, 종가 어린이 한입 배추김치 등이 일시품절 상태다. 현재 정원e샵에서는 어린이 김치 가운데 종가 어린이 한입 깍두기만 구매할 수 있다.
올해 여름 폭염·폭우로 배추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김치 생산이 중단된 여파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날씨가 선선해지며 가을배추 물량이 확보된 덕에 지난달 중순부터 일반 맛김치, 포기김치 생산과 공급은 재개됐다. 하지만 어린이 김치 생산은 여전히 재개되지 못한 상태다.
뽀로로를 모델로 한 종가 제품들은 어린이 김치 시장의 대표 주자 중 하나다. 수개월째 인기 제품 품절 행렬이 이어지자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문의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아이가 뽀로로 백김치만 좋아하는데 여기저기 다 품절"이라며 "마트에서 종가 어린이 김치 보신 분 댓글 달아달라"고 했다.
배추 수급이 원활해졌음에도 어린이 김치 공급이 일반 김치 대비 늦어지는 것은 재료 선별 작업에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대상 관계자는 "어린이 김치에는 아이들이 먹기 좋은 여린 잎이 들어가야 해 일반 김치와는 다른 원물 기준이 있다"면서 "배추를 선별하고 물량이 확보돼야 생산을 재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배추 수급에 문제가 없는 만큼 곧 어린이 김치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가파르게 치솟았던 배추 가격은 지난달 중순을 지나며 안정화하는 모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5일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은 4757원으로 한 달 전 8947원보다 47% 낮아졌다. 다만 1년 전 3802원과 대비하면 25.12% 높은 상태다.
본격적 김장철을 맞았지만 배추는 물론 무, 마늘 등 가격이 전년 대비 훨씬 높아 김장 대신 김치를 사 먹겠다는 김포족(김장포기족)들은 여전히 늘어나는 분위기다. 깐마늘 1kg 소매가격은 1만291원으로 전년 8690원 대비 18.42% 높고, 같은 기간 무 1개는 2945원으로 전년 1699원보다 73%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