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이기자
<i>"복직 후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정식으로 이용하기 위해 반년 전부터 가입했어요."</i>
서울에서 10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권모씨(30)는 광역지원센터를 통해 아이돌보미 일시연계를 지원받고 있다. 일시연계는 단시간 돌봄 서비스로, 정기 이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정회원과 정회원 ‘대기 상태’에 있는 회원이 이용할 수 있다. 아이돌보미 대기일수가 늘어난 탓에, 임시적인 지원을 받는 것이다.
권씨는 ‘대기 1개월마다 가점 1점 부여’ 기준에 따라 최대 6개월가량을 정회원으로 전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권씨는 "비용이 저렴하고, 지자체에서 추가적인 비용 지원도 해줘서 공공 아이돌봄 서비스를 선택했다"며 "하지만 대기 시간이 길어 민간 돌봄 서비스를 먼저 이용하다가 공공 서비스 대기가 끝나면 전환하는 부모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돌봄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황모씨(29·전북 전주시)는 "나라에서 받은 출산 지원금 일부로 민간 돌봄 서비스를 이용했다"며 "맘카페에서 돈을 더 주더라도 이모님(육아도우미)을 지정할 수 있다는 후기를 보고 선택했다"고 전했다. 2021년 전국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개인양육지원서비스 이용자 중 민간 육아도우미 활용 비율은 76.8%였다. 같은 시기 공공 아이돌보미(23.3%) 활용률 대비 3배 이상 높았다. 현재 국가가 공식적으로 추산하는 민간 아이돌봄 업체 관련 통계는 없다.
하지만 민간 돌봄 업계에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민간 돌봄 업체에서는 정부 관리 대상이 아니다 보니 공공 돌봄 서비스보다 이용 비용이 높고 육아도우미들을 현행 근로기준법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게다가 육아도우미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이용 가격이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A 돌봄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돌봄 노동자의 숫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수요자는 많은데 공급이 줄어들다 보니 임금이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육아도우미가 직접 고용이 되지 않은 '프리랜서' 상태에선 시장가격은 점차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며 "피해를 보는 건 결국 이용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70%에 달하는 부모들이 민간 돌봄업체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돌봄 수요 충족을 위해선 제도권 편입이 필요하다는 것이 민간 업체 주장이다. B 돌봄업체 관계자는 "아이돌봄 시장 특성상 4시에서 8시 사이의 단기 돌봄이 가장 수요가 많다"며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선 부모가 민간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돌봄 노조는 민간보다는 공공의 역할을 강조한다. 정부가 공공 아이돌보미 확대를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주남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부위원장은 "아이돌봄은 공공성을 더 확대하고 국가가 완전히 책임져야 하는 사업인데 왜 민간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나"라며 "우선 공공 아이돌봄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으니 어떻게 늘릴 건지 구체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