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욱기자
5일 찾은 경기 고양시 대곡역세권지구 인근에 자리 잡은 A공인중개사무소 상담 실장은 이같이 밝혔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9400가구의 신규 주택을 여기서 공급하겠다고 했으나 이미 다양한 교통 호재로 땅값 변동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새로운 호재가 발표됐지만 땅값이 지금보다 더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오히려 연말 대곡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뚫리면 토지보다는 인근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이 지구는 개발제한구역이라고 하나 비닐하우스와 밭으로 뒤덮여 있었다.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토지 가격은 3.3㎡당 200만원대까지 오른 상태였다. A공인중개사무소 측은 "이 지역 땅은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살 수 있는 토지도 최소 300~400평으로, 땅을 사려면 큰돈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곡지구 대장동의 B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신규 택지를 조성하는 것은 호재지만 토지 가격이 더 뛰긴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이곳은 이미 개발 계획이 잡힌 곳으로, 신규 택지를 공급한다고 해도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한 신규 택지 개발 소식은 강남처럼 개발계획을 세우기 전에 나와야 땅값이 크게 뛴다"고 설명했다.
능곡동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미 가격이 오른 대곡지구 땅보다는 차라리 대곡지구 아래에 있는 능곡동의 토지가 더 저렴하다"면서도 "5년 전 3.3㎡당 78만원으로 능곡동 땅을 사들였는데 최근에는 100만원을 넘긴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택지 개발보다는 연말 GTX-A 대곡역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땅값을 올렸다. A 공인중개사사무소 실장은 "이번 신규 택지 후보지 발표도 호재이나, 수요자들은 이보다 대곡역에 GTX를 포함해 역만 5개가 지나가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수요자들은 많이 오른 토지보다는 아파트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파트 가격은 아직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대곡지구 토당동의 '대곡역 두산위브'의 전용면적 59㎡는 지난 1월 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8월 6억70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이후 집값이 더 오르지 않았다. 비교적 구축 단지인 토당동의 '대림아파트' 전용면적 59㎡의 실거래가도 2월 4억원에서 9월 4억2000만원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이번 택지 개발 호재와 연말 GTX-A 개통과 맞물려 인근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A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아직 대곡지구 개발이 많이 안 된 상황이라 개발이 본격화하면 인근 단지 가격이 크게 뛸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택지 개발에 따른 아파트 공급과 함께 연말에 뚫리는 GTX로 인근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택지 개발인 만큼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능곡동의 또 다른 주민은 "대곡지구는 15년 전부터 개발된다는 말이 있어서 땅을 사뒀는데 개발이 지지부진했다"며 "이제라도 개발을 한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택지 개발까지 최소 10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대곡지구 대곡동의 C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이번 지구 개발은 최소 8~10년 걸리는데, 그 사이 대곡지구 개발이 꽤 이뤄지면서 집값이 오를 수 있다"며 "그런 와중에 대곡지구에서 분양이 이뤄지면 말 그대로 '로또 분양'이 될 수도 있다. 청약 기회가 생기는 만큼 무주택자에게는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