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러시아와 이란이 미국 대선 당일을 기점으로 온라인상에서 조직적인 선거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미 정보당국이 경고했다.
미국의 3대 주요 정보기관인 연방수사국(FBI),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 국가정보실(ODNI)은 4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훼손하고 분열을 조장하려는 적대국의 공작이 선거일을 시작으로 향후 몇 주 동안 심화할 것"이라며 요주의 국가로 러시아와 이란을 지목했다.
특히 러시아를 가장 큰 위협으로 간주했다. 정보당국은 "러시아는 민주당이 해외에 거주하는 애리조나 유권자들의 투표용지를 조작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만들고 있다거나, 미국인들이 반대편 지지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한다는 등의 거짓 주장을 담은 가짜뉴스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이러한 선거 공작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트럼프를 선호하고 있음을 정보 당국자들이 확인해줬다"며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회의적이고, 전쟁을 하루빨리 종식하고자 하려는 행보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또 다른 경계 대상인 이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적대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당국은 "이란이 트럼프 캠프에 피해를 주기 위해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수행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2020년 1월 이슬람 혁명 수비대 사령관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보당국은 지난 9월에도 성명을 통해 이란 해커들이 트럼프 캠프의 비공개 자료를 해킹해 조 바이든 캠프로 유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보당국은 "이란이 과거에 그랬듯이 투표를 억압하거나 폭력을 조장하기 위한 가짜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며 "유권자들은 주 및 지방 선거관리 당국처럼 신뢰할 수 있는 공식적인 출처에서 선거 정보를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