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1단계인 '설계 계약' 체결

20조원 규모의 불가리아 원전 공사 포문 열어

2단계 본계약은 내년 말 체결, 2035년 준공 예정

15년만에 해외 원전 시장 진출 재개

4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설계 계약 체결에 앞서 진행된 면담 자리에서 현대건설 윤영준 사장(왼쪽)과 디미타르 글라브체프 총리(오른쪽)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대형원전 건설 과정 1단계에 해당하는 설계 계약을 맺으며,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해외 원전 시장으로 다시 진출했다. 이번 계약은 탈원전 정책으로 후퇴했던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원전 건설은 국내 원전 기업에 동반 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원전산업 전반의 고용 창출을 유도해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크다.

현대건설은 지난 4일 불가리아 소피아에 위치한 국무회의 청사에서 불가리아 원자력공사와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사업을 진행한다.

현대건설은 올해 1단계 설계에 착수하고, 2단계인 EPC(설계·조달·시공)의 본계약은 내년 말께 체결한 후 2035년 준공 예정이다. 이번 1단계에서 현대건설은 원자력 발전소의 에너지 전달 구성요소와 보조 시스템(BOP)과 사업지 인프라 설계, 인허가 지원 등을 담당한다. 공사 기간은 사업 착수일로부터 12개월이다.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공사는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에 대형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20조원 규모다. 코즐로두이 원전은 불가리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다. 불가리아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한다. 1~4호기는 노후화 문제로 폐쇄됐다. 현재는 5·6호기가 운영 중이다. 이번에 신규 건설이 확정된 7·8호기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날 설계 계약 체결식에는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말리노프 에너지부 장관 등 불가리아 정부 인사 및 발주처,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같은 날 오후 소피아 오브차 쿠펠에서 현대건설 불가리아 사무실 개소식도 열었다. 현대건설 불가리아 사무실은 소피아 지사와 현장 사무실을 함께 운영하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2월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 중 유일하게 사전요건을 모두 충족해 입찰자격심사를 단독으로 통과했다. 이후 윤 사장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 및 제1,2당 총재 등 고위 인사들과 릴레이 면담을 진행했다. 현지 원전·건설업계를 포함한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현대건설 원전 로드쇼 2024’도 열었다. 지난 9월 블라디미르 말리노프 불가리아 에너지부 장관의 방한해 현대건설과 협력 파트너로서 신뢰를 다지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한민국 원전의 반세기를 이끌어온 현대건설이 UAE 바라카 원전에 이어 두 번째로 초대형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원전 지원 정책과 현대건설의 원전 사업 역량을 토대로 코즐로두이 대형원전을 건설해 유럽 전역에 원전 건설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부동산부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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