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단 내 생각 차는 '변명'…권력과 추락의 단초

경찰 고위 간부 출신 전용찬의 자전소설 '변명'
사회의 허위·위선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갈등과 극복의 노력

오랜 시간 경찰에 몸담았던 전용찬의 자전 장편소설이다. 여느 직장과 다름없이 경찰 집단이라는 공간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허위와 위선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조직 업무를 수행하면서 일어나는 생각의 차이가 당사자에게는 파멸까지 이르게 하며, 소명을 위해 하는 모든 말이 변명이 될 수 있음을 경찰관 K의 시각과 심적 갈등을 통해 서술해 나간다.

이 소설의 화자인 경찰관 K는 "스스로도 몰랐던 어떤 개성과 언어적 태도가 그 추락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것은 어떤 부패나 직권남용이라는 형사법적 법률위반과는 사뭇 다른 현상이었다"고 진단했다.

앞날이 창창하던 한 경찰관이 부패나 직권남용과 관계없이 조직의 역학관계에 따라 추락한다. 우리 사회의 허위와 위선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조직 내에서의 갈등이나 권력관계, 그로 인해 왜곡되는 개인의 삶과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 등이 철학적인 사색의 문체로 담백하게 그려진다.

타자에 의해 규정된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고통스러운 노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군상의 이기심과 추악한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다.

변명 | 전용찬 지음 | 학이사 | 488쪽 | 1만6200원

바이오중기벤처부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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