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시아 파병 사실상 인정했지만 내부에는 ‘침묵’

국정원, 내부 통제 위한 이주·격리 정황 확인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합법적 조치였음을 주장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는 이를 알리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러-우크라 전선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추정 인물의 사진을 확보했다며 지난 18일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북한군과 지난 8월 북한 노동신문에 게재된 해당 인물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라디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대내 매체들은 26일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외무성 부상이 전날 밝힌 입장을 보도하지 않았다.

김정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빌려 "최근 국제보도계가 여론화하고 있는 우리 군대의 대러시아 파병설에 유의하였다"며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불법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싶어 하는 세력들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명시적으로 파병을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합법한 조치였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한 언급으로 이는 파병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와 우애를 적극 선전해왔다. 하지만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전쟁터로 아들, 딸을 보냈다는 소식까지 주민들에게 공유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암암리에 소문이 퍼져 당국이 입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23일 북한이 파병군인 가족을 효과적으로 통제·관리하기 위해 모처로 집단 이주·격리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러시아 파병 소식을 접한 북한 군인의 가족들이 오열한 나머지 얼굴이 크게 상했다는 이야기도 북한 내부에서 들려오고 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문화스포츠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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