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주기자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기반시설 공사 중단에 따라 조합이 협의안을 만들어 재협상에 나선다. 시공사 측이 제시한 안 외에도 여러 안들을 논의할 계획인데, 양측 간 협의가 이른 시일 내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협의와 공사 재개가 지연되면 다음 달 27일로 예정된 입주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임시사용승인’ 여부가 입주 일정을 지키는 데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시사용승인의 열쇠를 쥐고 있는 강동구청은 최대한 협조한다는 입장이나 인가 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단지에 사용승인을 내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은 1만2032가구로 단일 단지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3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등에 따르면 조합은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요청에 관한 협의안을 마련해 시공사들과 다시 만난다. 조합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음 달 23일로 계획했던 총회 일정도 며칠 미루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둔촌주공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관련) 조합 안을 이날 만들어서 시공사와 연락해 조만간 만나려고 한다"며 "지난 대의원회에서 172억원으로 수정안건을 상정했는데 부결됐고, 172억원 증액안을 포함한 여러 안들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조합의 공사비 협상 결과에 따라 입주 일정이 뒤로 밀릴지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임시사용승인을 통해 공지된 입주 일정을 지킬 수 있다. 임시사용승인은 준공검사를 받기 전 공사가 완료된 건축물을 사용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 단지의 인허가권자는 강동구청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개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의 경우 준공승인은 반려됐지만 입주예정일을 3일 앞두고 임시사용승인을 받았다. 당초 정비기반시설과 기부채납 공사 진행이 완료되지 않아 강남구청이 준공승인을 반려했다가 입주 지연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승인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도 이처럼 임시사용승인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단지의 입주 가구 수는 1만2032가구에 달한다. 또 현재 기반시설 외 아파트 단지 공사는 마무리됐고 지난 12~14일 입주민 대상 사전점검도 진행됐다. 그러나 공사비 갈등이 이른 시일 내 마무리될지 알 수 없고, 출입구 도로 공사 등도 마무리되지 않아 임시사용승인이 어려울 수 있다. 조합 관계자는 "방음벽 높이를 낮추는 대신 인가 조건으로 아스팔트 저소음포장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설계변경을 했다"며 "인가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구청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출입구 도로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임시사용승인을 내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강동구청은 최대한 시공사와 빠른 협상을 주문하고 있다. 강동구청은 전날 공사재개와 관련해 조합에 공문을 발송했다. 공사가 중단될 경우 우려사항이 있으니 조합에 갈등 해결을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조합에서 내부적으로 공사비 협상에 대해 검토를 해보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준공승인과 관련한 내용은 100% 구청에서 판단할 사안"이라며 "입주에 지장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준공승인이 안 나서 많은 피해가 예상되면 임시사용승인을 내줄 수 있다. 그러나 구청이 기준을 엄격히 적용할 경우 어려울 수 있다"며 "출입구 인근 도로는 단지의 얼굴이어서, 조합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은 2022년에도 시공단과 공사비 갈등으로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