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민기자
저소득계층이 이용하는 햇살론 대출공급액과 대위변제(채무자 대신 채무를 갚고 채권을 갖는 것) 발생액이 20대 이하와 60대 이상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운영하는 햇살론은 개인신용폄점 하위 20% 이하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인 자, 또는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인 자만 지원 가능하며 최대 3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햇살론 대출 공급액 현황’ 자료를 보면 햇살론15(17)의 공급액은 2019년 3807억(5만2682건)에서 지난해 1조3086억(13만8621건)으로 243.7%나 증가했다. 근로자 햇살론은 같은 기간 3조272억(29만2672건)에서 지난해 3조4342억(34만6038건)으로 13.4%로 늘었다. 햇살론 유스의 경우에도 2020년 2234억원(5만7868건)에서 지난해 3016억(10만6533건)으로 35%로 상승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이하와 60대 이상의 햇살론 대출 공급액이 많이 늘어났다. 2019년 공급액이 8417억원이었던 20대 이하의 대출은 지난해 1조3749억으로 1.6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의 2019년 대출공급액은 1881억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91배 증가한 3,603억원으로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햇살론 대출공급이 늘자 대위변제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햇살론 대출 대위변제율’을 보면 2020년 5.5%에 불과하던 햇살론15(17)의 대위변제는 지난해 21.3%를 넘겨, 올해 상반기 24.6%로 4배 이상 상승했다. 근로자햇살론의 경우 2019년 10.2%에서, 올 상반기 12.7%로 상승했다. 햇살론 유스의 경우 2020년 0.2%에서 11.3%로 급상승했다.
대출공급액과 마찬가지로 대위변제발생액에서도 20대와 60대 상승폭이 컸다. 20대 이하는 2019년 1042억원에서 지난해 4628억으로 약 4.44배 증가했고, 60대 이상은 158억원에서 818억원으로 5.18배 늘었다.
김남근 의원은 “자리 잡지 못한 20대 이하와 이미 퇴직한 60대 이상의 햇살론 대출과 대위변제발생액의 증가는 불안정한 국가복지체계의 불편한 결과물”이라며 “경제적으로 정말 어려운 국민의 소액금융 증가는 오히려 채무증가로 이어져 가난을 더욱 가속화시킬 뿐,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지속가능하다고 보기 힘든 정책”이라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금융당국은 햇살론 확대와 같은 일시적 재정지원 정책도 중요하지만, 두터운 사회안전망 구축, 적극적인 채무조정과 같이 이들이 채무에 의지하지 않고 경제적 자립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강구에 더욱 앞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