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20·하니 팜)의 국정감사 출석에 외신들도 관련 보도를 내며 주목한 가운데, 일본 누리꾼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하니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 '아이돌 따돌림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하니는 국회에서 "제가 여기 나오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묻힐 거라는 걸 안다"며 "이런 일은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다. 선배님들, 동기들, 연습생들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앞서 하니는 지난 9월 소속사 어도어의 모기업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 소속 그룹의 한 매니저에게 인사했지만, 그가 자신을 보고도 "무시해"라고 말했다며 소속사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날 아티스트·노동자 여부를 떠나 '우리는 인간'을 강조했던 하니는 "제가 이런 일을 겪으면서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법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면서 "그래도 인간으로 존중하면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은 없지 않을까"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 니혼테레비는 하니의 국정감사 출석에 대해 "회사 간의 대립이 멤버들에 대한 괴롭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으며,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에서는 하니 국정감사에 관한 기사에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화제가 됐다.
일본의 한 누리꾼은 댓글에서 "이렇게 어린아이가 국회에서 눈물로 호소해야 한다니, 이런 환경을 만든 한국의 연예계에 문제가 있으며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왜 아티스트가 이런 자리에서 싸워야 하나.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그녀가 왜 이 많은 사람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주장해야 하나"라며 "하니가 말했듯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개선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또 "이렇게 어린 나이에 회사 어른들의 난장판에 휘말려서 더러운 세상만 느끼게 하는 게 불쌍하다"며 "재능이 사장되지 않고 모두가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한 누리꾼도 있었다.
반면 "매니저가 인사하지 말라고 한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것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힘든 경험이라면 연예계에서 일할 수 없지 않을까"라며 하니가 눈물을 보이며 동정심을 사려고 했다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 누리꾼은 "주변에서 나비처럼 꽃처럼 소중히 대해주고, 큰돈을 벌었다면 당신(하니)은 멋진 인생을 사는 것"이라며 "민희진 대표나 부모뿐만 아니라 자신을 데뷔시켜 준 모회사(하이브)에도 감사해야 하지 않나"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이런 일로 국회로 오라는 한국 정부가 신기할 따름이다" "국가가 관여할 만한 사안이 아닌 것 같다" 등 국회의 참고인 소환 자체를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편 하니는 지난 6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팬 미팅 '2024 버니즈 캠프'에서 1980년 일본의 히트곡인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공연을 선보여 큰 화제가 됐다. 마츠다 세이코는 일본의 호황기인 1980년대 ‘버블 시대’를 대표하는 가수다. 공연 뒤 일본인들은 과거 황금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무대를 완벽하게 커버한 하니에 찬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