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산업생산 4개월만에 플러스…소매판매 18개월만 최대 증가(종합)

8월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반도체·車 생산 증가 견인

8월 전산업생산이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르게 찾아온 추석 연휴에 힘입어 소매 판매도 18개월 만에 최대치로 증가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1.2% 증가했다. 지난 5월(-0.8%) 이후 6월(-0.1%), 7월(-0.6%)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나타냈다가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전산업생산이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4개월 만이다.

광공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이 전월보다 4.1% 증가하면서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지난해 8월 5.4% 증가한 이후 12개월 만에 최대치다. 통신·방송 장비(-7.1%) 등에서 생산이 줄었지만, 제조업의 양대 축인 자동차(22.7%), 반도체(6.0%)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기재부는 자동차는 1.9%, 반도체는 1.2% 정도 생산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는 지난 7월 부품사 파업과 라인 보수 공사 영향으로 생산이 14.4% 줄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월은 반도체가 (생산을) 끌고 가고 있는 데다가 자동차도 괜찮았기 때문에 제조업이 굉장히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조업 출하는 자동차, 석유정제 등의 출하 증가로 전월보다 5.7% 늘어났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내수 출하가 20.2%, 반도체는 수출 출하가 9.7% 각각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3%로 전월보다 3.2%포인트 상승했다. 재고는 전월보다 1.4% 늘었지만, 통계청은 출하를 위해 대기하는 재고인 만큼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보다 0.2% 늘면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휴가철로 차량 이용이 증가했고 외국인 관광객 입국자 수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입국자 수는 지난 7월 145만8000명에서 지난달 163만3000명으로 많아졌다. 냉방 사용이 늘어나 연료 사용량 등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4.3%)에서 생산이 줄었지만, 도소매(3.0%), 숙박 음식점(4.4%) 등에서 생산이 늘어났다. 공 심의관은 “휴가철이긴 했지만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어 숙박음식점업 생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음식점업과 주점업의 생산이 모두 신장했다.

재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1.7% 늘어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2월 (4.0%)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소매 판매는 4월(-0.6%)·5월(-0.2%) 감소에서 6월(0.9%) 플러스로 전환했다가 7월(-2.0%) 다시 감소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0.9%)에서 판매가 줄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7%), 승용차 등 내구재(1.2%)는 판매가 증가했다. 공 심의관은 “추석이 (예년보다) 일찍 온 영향으로 음식료품이 늘었고 8월에 강수일수가 적은 데다가 휴가철이어서 차량 연료 생산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국내 승용차 판매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4% 감소했다. 운송장비(-15.4%)와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1.0%)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든 탓이다. 통계청은 지난 7월 항공기를 수입하면서 운송장비(50.5%)에서 투자가 많이 늘어났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7월에는 대형 항공기 2개와 중형항공기 6개를 수입했는데 8월에는 3대에 그친 데 따른 차이가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기성은 토목(2.4%)에서 공사 실적이 늘었지만, 건축(-2.4%)에서 실적이 줄면서 전월보다 1.2% 감소해 4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공장과 같은 비거주용 건축이 줄어들면서다. 무더위로 인해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의 공정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3월 이후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8년 7∼12월 이후 처음이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또한 100.6으로 0.1포인트 내렸다.

동행지수는 건설기성액과 수입액이 감소로 선행지수는 장단기금리차 등 감소 영향으로 하락했다. 공 심의관은 "전체 추세를 보면 선행지수는 지난해 5월부터 플러스·보합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라며 "동행지수도 이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달 부품업체 파업과 같은 특이요인들이 해소되면서 광공업이 큰 폭으로 반등했고 서비스업이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전산업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광공업은 여러 업종에서 생산이 증가해 9월 수출이 12개월 연속 플러스가 기대되는 등 수출과 제조업 중심 경기 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내수의 경우 서비스업 개선 흐름 속에서 소매판매가 반등한 만큼, 부문별 온도 차를 반영해 맞춤형 정책 처방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중부취재본부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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