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vs 교촌' 동남아 최대 시장 '맞대결'…K-치킨, 글로벌 삼국지 시대

국내시장 포화 속 해외시장 확보 경쟁 치열
K-푸드·치킨 수요 높아 높은 성장 잠재력 주목

치킨 프랜차이즈 '빅3(BBQ·교촌·bhc)'가 해외사업 확장을 통해 수익성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국내 치킨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K-푸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모습이다.

5일 프렌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그룹은 지난달 인도네시아의 식품기업 구눙세우 그룹 계열사 '자카르타 헤리티지 라사하룸'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하고 인도네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BBQ가 뉴욕 타임스퀘어(Times Square)에서 전개한 광고 캠페인.[사진제공=제너시스BBQ]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 …교촌 vs BBQ 맞대결

BBQ는 현지 시장에서 탄탄한 인프라와 식품사업 역량을 보유한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을 빠르게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구눙세우 그룹 계열사 '스리야세우 인도네시아'가 일 7만수 규모의 도계장을 보유하고 있어 원료육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BBQ는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반둥, 세마랑, 수라바야, 발리 등 주요 도시에 출점해 가맹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BBQ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서 이국땅에서 교촌치킨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교촌치킨은 2014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꾸준히 점포를 늘려 현재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간장·레드·허니 치킨 등 K-치킨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면서도 '버터라이스' 등 인도네시아 현지 식문화에 맞는 메뉴를 함께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매장을 출점해온 교촌치킨은 향후 수도권뿐만 아니라 비수도권으로 영토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수 약 2억7000만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거대한 내수시장을 토대로 동남아의 핵심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인구의 절반 이상이 80~90년대생으로 평균 연령이 27.9세에 불과해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성향이 높아 외식사업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제한된 서비스 음식점' 매출은 25억7480만달러(약 3조4300억원)로 2019년 이후 연평균 2.0% 성장하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제한된 서비스 음식점의 연평균 6.2%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외식 시장은 크게 '풀 서비스 음식점'과 제한된 서비스 음식점으로 구분되는데, 지난해 제한된 서비스 음식점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업종은 아시안 음식으로 전체의 31.3%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치킨이 28.1%로 뒤를 이었고, 버거가 24.6%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외식시장 내 아시안 음식과 치킨, 버거 등에 대한 인기가 지속해서 높아지면서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맥도날드'와 'KFC'가 제한된 서비스 음식점 분야의 매출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2022년 미국의 '파파이스'가 신규 진입했고, 국내 업체들도 속속 참전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과 관련한 정부의 규정이 엄격해 등록 절차가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 현지 프랜차이즈 등록을 위해선 사업설명서 등록 후 '프랜차이즈 등록증(STPW)'을 발급받아야 하는데, 인도네시아 정부 규정에 따라 기존 2년간의 재무보고서와 사업장 수, 가맹 목록 등 선행돼야 하는 과정이 많다. 이로 인해 현지 진출 업체는 대부분 MF 계약이나 합작 법인 설립 등을 통해 진출하고 있다.

앞서 교촌치킨은 현지 와하나 그룹과 MF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시장에 진출했고, BBQ 역시 MF 방식을 택했다. MF는 직접 진출 대신 현지 회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본사는 투자비용을 적게 들이는 동시에 상표권 사용료를 챙길 수 있다. 현지 법률, 시장 동향, 상권 분석 등 의사결정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BBQ 관계자는 "국내에 본사를 두고 현지를 관리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 문제가 발생한다"며 현지 기업이 해당 시장을 잘 알고 풍부한 인프라로 다양한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다고 판단해 MF 계약을 통해 진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K-치킨 3사, 글로벌 영토 확장 경쟁

국내 치킨 프렌차이즈 업계는 해외시장 개척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BBQ는 치킨 3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BBQ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 파나마, 코스타리카, 대만, 일본, 필리핀, 말레이시아, 피지 등 전 세계 57개국에서 7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기반으로 최근 중남미, 동남아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며 글로벌 진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BBQ는 지난해 해외 법인 매출 11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650억원) 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2003년부터 해외시장에 뛰어든 BBQ는 주력시장인 미국의 경우 글로벌 본사를 두고 직접 운영하는 반면 나머지 국가들은 MF 방식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MF는 직접 진출 대신 현지 회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본사는 투자 비용을 적게 들이는 동시에 상표권 사용료를 챙길 수 있다. 현지 법률, 시장 동향, 상권 분석 등 의사결정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BBQ 관계자는 "국내에 본사를 두고 현지를 관리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 문제가 발생한다"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현지 기업이 해당 시장을 잘 알고 풍부한 인프라로 다양한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다고 판단해 MF 계약을 통해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이 지난 7월 캐나다 밴쿠버에 문을 연 캐나다 1호점 전경.[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해외시장은 교촌치킨에도 중장기 성장을 위한 과제로 꼽힌다. 교촌치킨의 국내 및 해외 프랜차이즈 업무를 담당하는 교촌에프앤비의 매출액 92.5%가 국내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어 국내 매장 출점이 사실상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교촌치킨은 제2의 도약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글로벌'을 핵심 키워드로 삼고 해외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직영 및 가맹, 중국은 직영 및 MF,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동, 대만, 캐나다 등은 MF 형태로 진출해 있다.

현재 해외 매장 수는 8개국, BBQ(75개)와 비교해 규모 면에선 열위에 있다. 다만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BBQ와 매장 수의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오히려 성장 여력은 높다”고 평가했다.

성장세는 다소 주춤한 상태다. 지난해 글로벌 사업의 매출은 178억1200만원으로 전년 175억6800만원 대비 1%대 증가에 그쳤고, 올해도 상반기 기준 매출 91억7200만원으로 지난해(91억320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 들어 캐나다 밴쿠버에 첫 매장을 열고 북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교촌치킨의 미국법인 ‘교촌USA’는 외식업, 도소매업, 부동산업 등 캐나다 현지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미래F&B홀딩스와 MF 계약을 맺고 캐나다 시장 진출을 알린 바 있다. 이 밖에도 교촌치킨은 미국 직영 1호점 리뉴얼, 조리로봇 도입 등을 통한 미주 사업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동남아 신규 지역 및 국가를 추가 개발할 예정이다.

지난 5월 bhc치킨 미국 3호점 '채프먼 플라자점' 개점 행사에 참석한 송호섭 bhc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bhc]

bhc치킨은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빅3 가운데 전체 매출은 1위를 기록했지만 해외 매출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다만 국내시장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명확한데다 K-치킨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관심도 역시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로서 해외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 북미 1호 매장인 직영점 'LA 파머스 마켓점'을 열고 현지 사업의 돛을 올렸고, 지난 5월에는 '샌디에이고 소렌토밸리점'의 문을 열며 가맹사업도 시작했다. bhc는 현재 미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5개국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20억2200만원으로 전년(6억9100만원) 대비 193% 늘었다.

유통경제부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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