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하면 싸움 나니까 그냥 둬요' 불날까 조마조마 전통시장 금연구역

흡연자들에 상인들 '골머리'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필요

“담배꽁초로 불이라도 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피우지 말라고 하면 싸움이 나니까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죠.”

매년 전통시장에서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반복되고 있지만, 금연 구역 설정은 사실상 무의미한 상태다.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단속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중앙시장에서 한 남성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사진=심성아 기자]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상인 안영주씨(63)는 “어르신들은 옛날 시장을 생각하니까 그냥 담배를 피우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상인 김모씨는 “시장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을 매일같이 본다”며 “화재 예방은 다 같이 힘을 합쳐줘야 가능한데 협조가 잘 안 된다”고 한탄했다. 실제 대부분의 흡연자는 금연 구역임을 인식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통시장 화재 발화요인은 전기적 요인 다음으로 담배꽁초, 음식물 조리 등 부주의가 29.5%로 가장 많았다. 시장 곳곳에는 금연 구역을 알리는 현수막과 안내판이 걸려있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금연 구역에서 흡연 시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금연 구역 내에서 담배에 불만 붙여도 단속 대상이다. 그러나 단속 및 계도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 관계자는 “과태료를 부과하려면 인적 사항을 알아내야 하는데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흡연 자체를 인정하지 않아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흡연자 단속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시민 신고제도 등의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며 “담배꽁초의 위험성과 재산 피해 등을 함께 홍보해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부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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