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1%P 차이' 퇴직연금선 눈덩이로…작년 '우등생'은

비보장형 우수군엔 미래에셋·하나증권 및
롯데손해·IBK연금보험 등 4곳 포함돼
"더 많은 선택지…상품군 살펴야" 조언도

내달 '퇴직연금 갈아타기'를 고민 중인 투자자라면 고용노동부의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를 참고해볼 만하다. 고용부는 1년·3년·5년·10년 수익률 등 정량적 기준을 토대로 평균 수익률 성과가 우수한 기업들을 선정하고 있다.

고용부의 '2023년 퇴직연금 우수 퇴직연금사업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원리금 비보장형 기준 수익률이 높은 곳은 롯데손해보험,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IBK연금보험 등 4곳이다. 원리금 보장형 기준 수익률 상위 기업에는 롯데손해보험과 IBK연금보험, KB증권 등 3곳이 선정됐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를 통해 중장기 수익률을 비교해본 결과, 원금 비보장형 기준 확정기여형(DC) 상품군 10년 연평균 수익률은 하나증권이 4.02%로 가장 높고, 미래에셋(3.22%), IBK연금보험(3.17%), 롯데손해보험(2.74%) 순으로 나타났다. 개인퇴직연금(IRP) 상품군에선 10년 기준 IBK연금보험(3.19%)이 가장 높고 미래에셋증권(3.14%), 롯데손해보험(2.79%), 하나증권(2.16%) 순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기준 최근 1년으로 기간을 짧게 잡으면 미래에셋증권(14.90%)이 가장 높고 하나증권(14.46%), IBK연금보험(14.04%), 롯데손해보험(8.01%) 순으로 높았다. 이는 작년 주식 시장 호황이 반영된 결과다. 금감원 연금감독실 관계자는 "작년 시황이 좋다 보니 1년 단기 수익률이 장기 수익률을 앞질렀다"며 "중장기 수익률은 기하평균 기준으로 계산된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은 중요하다. 단 1%포인트의 차이라도 누적되면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센터장은 "내 돈이 2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72의 법칙'을 생각하면 비교가 쉽다"며 "특히 요즘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2%와 3%의 차이는 10%와 11%의 차이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크다"고 설명했다.

72의 법칙은 자산이 두배로 불어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를 계산한 공식이다. 72를 이자율로 나누면 원금이 두배가 걸리는 기간이 나오는데, 연 2% 수익률로 하면 36년이 걸릴 것을 연 3%로 할 때 24년으로 크게 줄어든다. 원금과 이자가 더해져 매년 '1+a'로 반영되는 복리 효과까지 더해질 경우 그 차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된다.

개별 가입자 입장에서는 평균 사업자 수익률보다 상품군을 살피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보유한 DC·개인퇴직연금(IRP) 종합계좌의 상품 라인업에 없는 다양한 상품을 보유한 곳으로 옮길 경우 선택지도 다양해질 수 있다. 특히 정기예금과 해외펀드 등 현물이전 제도가 부재했을 때 투자 손실이 불가피했던 상품을 보유한 퇴직연금 가입자를 중심으로 현물이전 수요가 많을 전망이다. 퇴직연금 상품은 각사 홈페이지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만, 현물이전이 불가능한 상품도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이전 불가능한 것은 ▲환매조건부매수계약(RP) ▲지분증권 ▲파생결합증권 ▲디폴트옵션 ▲사모채권 등이다.

대규모 '머니무브' 기대감이 커진 만큼 금융업계의 현물이전 이벤트에 참여해 추가 혜택도 노려볼 수 있다. 증권사들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인 은행, 보험사와 달리 증권사에서는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은 이전 고객에게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김동엽 센터장은 "예금은 만기와 DC형 상품 이전 시기가 불일치해 사업자를 바꿀 경우 손실이 불가피했고, 해외 펀드 등도 긴 환매 기간으로 인한 불이익 우려가 있었다"며 "확고하게 안전한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보다는 정기예금과 주식·펀드 투자를 병행하는 중도형 투자자들의 현물이전이 활발할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증권자본시장부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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