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기자
직원을 두지 않고 가게를 운영하는 이른바 '나홀로 사장님'이 12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직원을 고용해 1인 자영업자를 벗어난 것이 아닌 폐업 때문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8일 통계청은 지난달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430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4000명 줄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9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셈이 됐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12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2017년 11월~2019년 1월에 15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이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나 홀로 사장님이 지속해서 줄어드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영업이익 등 경영 환경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고금리, 인건비 부담, 소비 부진 등의 악재로 버티지 못하는 곳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도 고금리 속에 대출 상환 시기가 도래하자 폐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통상 경기가 좋을 때는 나 홀로 사장님이 직원을 뽑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로 전환하면서 나 홀로 사장님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지금은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선택한 경우가 늘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폐업 사유로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도 최근 증가추세를 보였다.
허종식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7월까지 지급된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88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늘었다. 노란우산은 소상공인의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 6142억원 ▲2020년 7283억원 ▲2021년 9040억원 ▲2022년 9682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며, 2023년에는 1조 2600원으로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도 폐업 공제금은 계속 증가 곡선을 그리고 있다.
허 의원은 "정부가 올해 연이어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와닿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폐업을 줄이기 위해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전체 자영업자는 574만 5000명으로 3만 9000명 줄어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또 지난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3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 6000명 늘어 5개월 연속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