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혜원기자
소아응급의료 전문의들이 추석 연휴에는 중증·응급 소아환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증·비응급 환자의 응급실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12일 배포한 입장문과 '소아응급실 이용 안내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학회는 "추석 연휴에 소아 응급실은 평소보다 많은 환자로 매우 혼잡해지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이 때문에 중증 환자가 신속한 진료를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할 위험이 커진다"며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경증 환자의 응급실 방문을 자제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특히 의료진이 부족한 자정부터 오전 7시 사이에는 중증·응급 환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국민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야간에는 응급실 방문 전 119 상담을 통해 중증 응급 환자인지 먼저 확인해 주시길 바란다"며 "119 연락 후 판별된 중증 응급환자만 소아응급실을 이용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아전문응급센터는 긴급 상황을 대비해 24시간 운영되는 곳으로, 편리함에 따라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곳이 아님을 이해해달라"며 "경증 환자는 인근에 야간 진료를 하는 병·의원이나 오전 시간에 일반 병·의원을 이용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추석 전 해열제를 구비할 것도 권고했다. 학회는 "아이들이 갑작스럽게 열이 날 경우를 대비해 해열제를 미리 준비해 두시기를 권장한다"며 "해열제가 있다면 새벽에 열이 나더라도 복용 후 아침에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실 수 있다"고 안내했다.
또 "경련이나 호흡곤란 또는 90일 미만 영아의 발열과 같은 증상은 즉시 119에 연락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의식 저하가 없는 경미한 외상은 가까운 외과 전문병원이나 당직 병원을 이용해 진료받으시기를 바란다.
학회는 "현장에 있는 의료진은 아픈 아이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끝까지 버티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의대 증원이라는 근거 없는 정책이 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소아응급의료체계가 완전히 붕괴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며 "정부는 근거 없는 의대 증원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소아응급실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정책적·사법적 지원과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