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형기자
"대통령 선거 결과가 어떻든 미국 시장은 올랐다. 투자자들이 고민해야 할 본질은 인공지능(AI), 에너지 산업 등을 주도하는 핵심 이해관계에 의해 변하는 패러다임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곽수종 경제학 박사는 1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경제 대체투자포럼'에서 '미국 대선 이후의 자본시장'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곽 박사는 "미국 주식시장 역사상 특정 대통령의 임기 동안 S&P500 연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29년 이후 단 3번에 불과했다. 평균 수익률은 9.5%를 웃돌았다"며 "신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 어느 쪽인지와는 별개로 발생하는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이 증시에 영향을 미칠 뿐, 그 어떤 행정부도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짚었다.
다만 선거를 앞두고 발생하는 변동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곽 박사는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선거를 앞둔 몇 달 동안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는 시장이 불확실성을 싫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 수익률은 선거 연도가 비선거 연도보다 우월했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곽 박사는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 후 자산 배분을 반드시 변경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통계적으로 누가 집권하든 상관없이 장기 투자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었다"며 "핵심은 시장의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오래 머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투자의 관점에서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선거 결과에 따라 투자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은 특히 위험하다"며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AI, 에너지 산업 등을 주도하는 핵심 이해관계에 의해 변하는 패러다임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곽 박사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금융시장에서 언론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제시했다. 그는 "언론은 대선을 앞두고 단순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내용만을 전달하기보다는 향후 금융시장이 겪을 변화와 새롭게 파생될 산업에 대해 상상할 수 있도록 통찰을 제공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미국 등 강대국과의 관계 속에서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힘을 키울 수 있는 산업에 대해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