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정일웅기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지식재산(IP) 역량강화 사업이 ‘제2의 덮죽 사태’를 예방하는 데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덮죽 사태는 포항에서 운영하는 덮죽집 식당이 TV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자 프랜차이즈 업체 등이 유사 상표를 먼저 출원해 야기된 일련의 논란을 말한다.
12일 특허청에 따르면 ‘소상공인 지식재산 역량강화 사업’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상표권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2022년부터 시행됐다.
올해 8월 기준 지원 건수는 누적 1만건을 넘어섰다. 특허청은 연도별로 2022년 3759건(총예산 26억3200만원), 지난해 4290건(34억4200만원), 올해 1~8월 2542건(42억9200만원) 등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지식재산 확보를 지원했다.
지난해 특허청은 소상공인이 보유한 상호·레시피 등의 상표와 특허 등의 출원을 지원하는 ‘지식재산 출원 지원 사업’(3887건), 시장·제품·특성을 반영한 상표·디자인 융합개발 및 상표·디자인 출원을 지원하는 ‘지식재산 창출 종합패키지 지원 사업’(180건), 전통시장·골목상권의 특색을 반영한 공동상표 및 캐릭터 등을 개발해 출원할 수 있게 돕는 ‘전통시장 공동상표 개발 지원 사업’(223건) 등을 추진했다.
대전 태평전통시장의 경우 전통시장·골목상권 공동상표 개발 지원 사업을 통해 ‘태평대전’이라는 신규 상표와 곰·나무늘보·거북이로 지역 이미지(느리다)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 상표 및 포장디자인 등을 개발해 상표 및 디자인을 출원했다.
이미 다른 사람 명의로 등록돼 상표등록이 쉽지 않던 인천의 ‘송도어멍’도 특허청의 지식재산 창출 종합패키지 지원 사업을 통해 로고 디자인과 결합한 신규 상표를 고안하고, 제품(갓김치찌개) 특성에 맞는 밀키트 포장디자인을 개발하는 등으로 상표 및 디자인 출원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세종 ‘한글빵’과 광주 ‘물고기 커피로스터스’, 울산 ‘곱창왕국’, 부산 ‘돌돌집’, 서울 ‘손가네’ 등이 소상공인 대상 지식재산 역량강화 지원사업의 주요 성공사례로 꼽힌다.
사업을 통해 개발·출원된 지식재산은 온·오프라인 홍보 및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돼 지식재산을 보유하게 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등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졌다. 이용수 태평전통시장 상인회장은 “특허청의 도움으로 개발한 공동상표와 캐릭터가 전통시장을 찾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며 “지식재산 개발로 시장 상인들의 만족도와 사기도 높아졌다”고 사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허청은 내년에도 소상공인 지식재산 역량강화 사업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전통시장은 낡고, 예스럽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지역별 전통·역사·문화를 반영한 전통시장 고유의 콘텐츠를 개발해 차별할 필요가 있다”며 “특허청은 전통시장별 공동상표와 캐릭터 개발 그리고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지식재산권 확보를 지원해 골목상권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