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조계와 재계가 주목하는 소송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LG그룹 상속재산 분쟁에서 맞붙은 두 로펌이 있다. 바로 법무법인 율촌(대표변호사 강석훈)과 법무법인 율우(대표변호사 김기정·김강욱·김진모·이정석·전우정)다. 율촌은 두 소송에서 그룹 총수를 대리하고 있고, 율우는 이에 맞서는 측 대리를 맡았다. ‘율율대전’을 펼치고 있는 두 로펌에 대해 법조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그룹 둘러싼 상속재산 분쟁 대리
두 로펌은 현재 LG그룹 상속재산 분쟁에서 팽팽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율촌은 피고인 구광모 LG그룹 회장 측을, 율우는 원고인 구 회장의 어머니 김영식 여사와 두 여동생 측을 대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법률신문]
구 회장은 소송을 제기당했을 때부터 율촌을 선임했다. 율촌의 고문변호사인 김능환(73·사법연수원 7기) 전 대법관과 강석훈(61·19기) 대표변호사, 이재근(51·28기), 김성우(55·31기), 김근재(47·34기), 최진혁(45·39기), 강민성(40·변호사시험 5회) 변호사가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율우는 부장판사 출신의 이정민(55·25기) 대표변호사가 김 여사와 두 여동생 측을 대리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대표변호사는 지난해 11월부터 대리인단에 합류한 뒤부터 이 소송의 전면에 나서 주축으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로펌은 구 회장과 김 여사, 두 여동생이 세무 당국을 상대로 함께 제기한 상속세부과처분 취소소송의 대리인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1심에서는 율촌에서 이들을 함께 대리했으나 항소심에서는 구 회장만 율촌이 대리하고, 김 여사와 두 여동생은 이정민 대표변호사가 대리한다. 현재 진행 중인 양측의 상속 분쟁에서 이 대표변호사가 세 모녀 측 대리를 맡고 있어 이 사건의 항소심도 함께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율촌은 강석훈 대표변호사와 김근재 변호사 등 조세 전문 변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지난 4월 4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들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항소심 첫 기일은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다.
조세에서 가사까지 vs 신흥강자
조세 분야에 강한 율촌은 구 회장과 김 여사, 두 여동생이 세무 당국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을 비롯해 이들의 상속 문제 등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행정소송을 비롯해 상속 분쟁에서 구 회장 측 대리인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최태원 SK 회장의 이혼소송 상고심 대리인단에 합류하면서 법조계에서는 ‘오너 전문’ 로펌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반면 율우는 이 사건에서도 최 회장에 맞서는 노 관장 측 대리인으로 참여했다. 율우의 김기정(62·16기) 대표변호사는 노 관장 측 대리인으로 항소심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위자료와 재산분할 금액을 끌어냈다.
현 정부 가깝다는 공통점도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사건에서 양 측을 대리하고 있는 두 로펌은 이번 정부와 가까운 로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점이 곧바로 대리인 선임에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결정에 있어 심리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율우 전·현 구성원 중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법조인들이 여럿 있다. 조상준(54·26기)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은 율우의 대표변호사를 지냈으며, 설립 당시 주축이 된 전우정(56·26기) 대표변호사는 윤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필(53·27기) 변호사 역시 윤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울우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변호를 맡았으며, 2020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는 한 대표의 변호를 맡았다.
대통령실과 여러 부처 요직에 기용된 변호사 중에는 율촌 출신이 많다. 검사 출신인 이시원(52·28기) 변호사는 율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윤석열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을 맡았다. 올해 5월까지 근무하다 다시 율촌으로 돌아와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인 이상민(59·18기) 행정안전부 장관은 2018~2021년 율촌에 몸담았다. 윤 정부에서 대통령실 국제법무비서관, 법률비서관으로 근무한 이영상(51·29기) 변호사도 2018~2021년 율촌 변호사로 활동했다.
율촌은 1992년 설립된 우창록 법률사무소를 모태로 1997년 법무법인으로 창립했다. 회사법, 금융, 공정거래, 송무, 조세, 부동산 건설 및 지적재산권, 노동, 해외투자, 중대재해, IP&Technology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 율우는 법원과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모여 2013년 설립됐다. 금융 분야 법률 자문 및 송무, 형사 범죄의 수사 대응·법률 지원 등이 주된 업무영역이다.
한수현 법률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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