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워라블’, 노사 모두 만족할 키워드?

일과 삶을 섞어 가치를 구현
Z세대 업무 가치관 관련 주목
런치 앤 런·워케이션·주4일제 등 호응

“직원을 업무에 몰입시킬 방법은?”

완벽히 풀지 못한 경영자의 오랜 숙제 중 하나다. 수많은 경영자가 경영 성과 창출의 핵심 동력으로 ‘직원 몰입’을 꼽는다. 직원 몰입은 직원이 조직의 목적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의 업무성과 향상은 물론 자율성과 창의성까지 끌어낼 수 있다. 문제는 직원 몰입은 실제로 발현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워라블(Work-Life Blending)’이 주목받고 있다. ‘일과 삶의 융합’인 워라블은 워라밸(Work-Life Balance)과는 조금 다르다. 워라밸이 일과 삶에 뚜렷한 경계를 두고 서로를 분리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면, 워라블은 일과 삶을 적절히 섞어 일을 통해 삶의 가치를 구현하려는 것이다. 워라블의 형태는 다양하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덕업일치’가 될 수 있다. 또 자신의 취미나 특기를 살려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혹은 퇴근 뒤 부업을 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워케이션 중인 직장인 [사진출처=아경DB]

워라블은 특히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태생)에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개인의 삶만큼 업무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2020년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가 업무를 통해 추구하는 가치는 자아 실현(27.1%)이 1위였다. 이어 지적 성장(18.6%), 경제 활동 수단(11.4%) 순이었다. M세대(1980년대 초반~1990년대 중반)가 경제 활동 수단(28.5%)을 1위로 꼽은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국외에서도 워라블에 대한 관심이 높다. 홍콩의 경우, 워라블을 중시하는 Z세대 인적 자원 관리 방법이 홍콩 기업들의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직장 생활을 하는 Z세대가 늘면서, 이들이 회사에 잘 적응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인적자원(HR) 매체인 휴먼 리소스 온라인은 올해 초 온라인 채용 플랫폼 아이하이어(iHire)에서 252명의 고용주 및 1093명의 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인용해 Z세대가 ‘긍정적인 근무 환경’,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급여’, ‘업무와 일상의 균형을 챙길 수 있는 유연함’을 이상적인 직업의 요건으로 꼽았다고 밝혔다.

런치 앤 런(Lunch and Learn) [사진출처=AI 이미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홍콩 무역관과의 인터뷰를 진행한 홍콩 현지의 HR기업은 "홍콩의 한 대형 보험회사에선 주4일 근무제 운영과 매주 금요일 팀원들이 함께 운동하는 시간을 도입해 소속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홍콩에서는 점심 시간(30분~2시간)을 활용한 ‘런치 앤 런(Lunch and Learn)’를 도입한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런치 앤 런’은 회사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며 관심 분야의 지식을 쌓는 것이다. 회사 직원들의 역량 개발을 촉진하고 우호적인 사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민간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좋은 일터 문화와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나섰다. 사내 복지제도를 워라블의 관점에서 재구축하거나 주 4일제 등을 논의 중이다. 한화생명은 본사 건물인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40층 한 층을 통째로 직원 전용 체력단련 공간인 ‘63피트니스 센터’로 만들었다. 호텔이나 관광지에서 일과 여가를 즐기는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도 워라블과 관련 있다.

정치부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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