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주기자
준공 54년이 된 서부이촌동 중산시범아파트 소유주들이 재건축 첫 관문인 토지 매입을 위한 감정평가액을 통보 받았다. 중산시범은 토지임대부 아파트로 서울시 소유의 토지를 매입해야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다. 전체 소유주 중 75%, 동별 50% 이상 토지매매계약 요청이 접수되면 토지소유권 이전 작업이 시작된다.
용산구는 이달 초 중산시범 재건축 추진위원회에 부지 매각을 위한 공유재산심의회 개최 결과 최종 매각 금액을 통보했다. 2022년 시 공유재산심의회가 시유지 매각을 결정한 지 2년 만이다. 추진위는 지난 24일 주민설명회를 열어 관련 내용을 소유주들에게 안내했다.
중산시범아파트는 한강변, 용산 철도정비창 사이에 위치하는 1970년 준공된 토지임대부주택으로 전용 39~59㎡ 266가구로 구성돼있다. 시유지에 지은 아파트로 토지는 서울시 소유다. 소유주들은 건축물에 대한 권리만 갖고 있어 30년간 재건축 추진이 어려웠다. 한때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서부이촌동 일대를 통합 개발하는 방안에 포함됐으나, 이후 계획이 무산되면서 개별 재건축을 추진하게 됐다. 1996년 재난위험 ‘D등급’으로 지정됐고 천장이 내려앉거나 물이 새는 등 노후도가 높아 재건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중산시범아파트 부지(4695.5㎡) 총 매각 금액은 1091억9678만원으로 책정됐다. 매각금액은 두 곳의 감평법인이 평가한 금액에 감정평가 수수료를 더해 책정됐다.
동·가구별 감정평가 금액(가구별 매수 지분)은 △1동(21.96㎡) 5억1704만원 △2동(15.2㎡ )3억6940만원 △3동(16.5~20.2 ㎡) 3억6989만~4억6244만원 △4동(10.6~13.29㎡) 2억4109만~3억138만원(13.29평) △5동(22.36㎡) 5억1687만원 △6동(14.26㎡) 3억2954만원이다. 현재 중산시범 매물은 전용 49㎡ 기준 9억원대, 59㎡은 10억~12억원대에 나와있다.
용산구 관계자는 "토지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 가격에 사야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분위기라고 들었다"며 "4월 기준으로 토지매매 신청 의사를 가진 주민이 90% 이상이었고, 추진위를 통해 토지매각 동의율은 어느 정도 확보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구는 조합설립 동의율인 전체의 75% 이상, 동별 50% 이상 매매계약이 접수될 경우에만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추진위에 주민들의 매매계약 체결 의사가 조합설립동의율에 미치지 못할 경우 토지 매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관련 법상 조합설립인가 신청 전까지 건축물 소유자의 토지소유권이 확보돼야 조합원 지위를 부여할 수 있다.
용산구는 추진위에 계약 체결 요청자와 납부방법 등을 조사해 알려달라고 통보했다. 이번에 추진위에 통보한 금액으로 매매할 수 있는 기한은 2025년 6월4일까지다. 감정평가금액 유효기간이 1년이어서 내년 6월4일까지 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감정평가를 다시 진행해야 하고, 매각 금액이 변경될 수 있다. 용산구가 2021년 말 추진위원회로부터 토지매수신청서를 제출받았을 당시 매수신청률은 94.3%였다.
중신시범아파트는 토지 매매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소유권이 이전되면 정비구역 지정, 조합설립 등을 거쳐 본격 재건축 사업에 돌입하게 된다. 용산구 관계자는 "재건축 정비사업을 위해 시유지를 매각하는 것이어서 매수의사 밝힌 사람이 75%를 충족하지 못하면 매매계약 체결이 어렵다"며 "연내 토지 소유권 이전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