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2014년 7월 '중견기업법' 시행 이후 중견기업의 경영환경과 '대기업-중소기업의 이분법적 시각'이 개선됐다는 중견기업계 인식이 확인됐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28일 '중견기업법 시행 10주년 기념 중견기업계 의견조사'에서 이같이 밝히고, 절반에 가까운 47.4%의 중견기업이 '중견기업법' 시행 전보다 경영환경이 나아졌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개선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12.0%에 그쳤다.
중견련은 "중견기업의 58.9%는 대기업-중소기업의 이분법적 시각도 개선됐다고 응답한 반면, 미흡은 12.0%에 불과했다"면서 "중견기업법에 근거해 다양한 지원시책이 추진되고, 조세특례제한법 등 여러 법률에 중견기업이 포함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중견기업 시책에 대해 중견기업의 48.5%는 우수, 37.2%는 보통이라고 평가해 중견기업계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일부터 15일까지 중견기업 392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중견기업법은 선순환하는 성장사다리 구축 필요성에 따라 2013년 12월 10년 한시법으로 국회를 통과, 2014년 1월 제정, 7월 시행됐다. 지난해 3월에는 여야의 폭넓은 공감 아래 한시법 제한 규정을 삭제하고 상시법으로 전환됐다.
정부는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2012년 전담 정부 조직인 중견기업정책관을 지식경제부에 최초로 설치한 이후, 2015년부터 5년마다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을 수립,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 등 중견기업 지원시책을 발표하는 등 중견기업법을 기반으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중견기업의 89.5%는 국내·외 경제·사회 환경에 발맞춰 금융지원(26.6%), 세제지원(23.4%), 연구개발 지원(14.2%), 인력지원(11.7%) 등을 중심으로 중견기업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견련 관계자는 "급격한 글로벌 산업 재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세제 혜택 확대(36.2%), 기술보호 지원(17.9%), 해외시장 진출 정보 제공(17.6%) 등 기술 경쟁력을 핵심으로 중견기업의 혁신역량 제고를 견인할 법적 지원 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을 졸업한 중견기업이 겪는 금융·조세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금리 인상 폭은 1%P 이상~1.5%P 미만이 59.5%로 가장 높았으며, 1.5%P 이상~2%P 미만(24.2%), 1%P 미만(7.9%) 등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 세제지원 축소에 따른 세 부담 증가폭은 5% 이상~10% 미만(62.8%), 5% 미만(19.6%), 10% 이상~15% 미만(12.0%) 등으로 확인됐다.
중견기업 진입 이후 연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규정한 '초기 중견기업'의 매출 규모와 연차를 경제 규모 확대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확인됐다.
중견기업의 51.0%는 현재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3000억 원 미만의 매출 규모 기준이 적정하다고 응답했지만, 5000억 원 미만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밝힌 기업도 38.0%에 달했다.
바람직한 초기 중견기업 연차에 대해서는 5년차 미만(48.7%)이 가장 높았으며, 3년차 미만(47.2%), 7년차 미만(2.3%) 등이 뒤를 이었다.
확대가 필요한 초기 중견기업 대상 특례로는 인력지원 등에 관한 특례(19.5%), 국외 판로지원 사업에 관한 특례(18.6%), 기술보호 지원에 관한 특례(15.3%) 등이 꼽혔다.
박양균 중견련 정책본부장은 "중견기업법 시행 이후 2013년 3846개였던 중견기업 수는 2022년 5576개로, 고용은 116.1만 명에서 158.7만 명으로, 수출 876.9억 달러에서 1231억 달러로 증가하는 등 실효성이 확인됐다"면서 "중견기업의 지속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 ESG 규제 등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를 수렴한 중견기업법 전면 개정, 내실화를 위해 정부, 국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