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점심을 먹으라고 준 자신의 카드로 직원들이 한우 37만원어치 먹었다는 사장님의 사연이 뒤늦게 화제다. 지난 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직원들 점심 먹으라고 카드 줬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 회사의 사장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그날 직원들에게 점심을 사기로 했는데 갑자기 손님이 온다고 해서 카드만 따로 줬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영수증을 받고서 당황했다"며 "먹는 거 가지고 뭐라 하기 그래서 넘어갔는데 좀 황당하다"고 말했다. 영수증에는 직원 5명이 한우 37만원어치를 먹은 내역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의 시선은 엇갈렸다. 대다수 누리꾼은 "직원들이 개념이 없다" "회식도 아니고 점심인데 너무하다" "눈치 없는 직원들" "적당히 해야지"라는 댓글을 달았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평소 쌓인 게 많았을지도" "회식 한 번 했다고 생각해라" "직원들 입장도 궁금하다" "직원 5명이 동의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4월께 푸드테크 기업 식신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 직장인이 쓰는 점심값의 평균이 1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수도권에서 시작된 점심값 상승세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양상도 감지됐다. 특히 최근 2년 새 점심값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0년 1분기 평균 7529원이던 점심값은 2022년 8537원으로 올랐고 이번엔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점심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서울(1만798원), 가장 싼 지역은 강원(9355원)이었다.
상승률은 서울 이외 지역이 더 높았다. 충청 지역이 전년 동기 대비 13.7% 올랐고 이어 강원 11.7%, 경기 9.6%, 경상 6.7% 순이었다. 식신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에서 먼저 '런치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났고 나머지 지역도 최근 따라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 서울 지역 식대 상승률은 0.3%였다.
외부 식당 대비 가격이 저렴한 구내식당도 런치플레이션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전국 구내식당의 1회 평균 결제금액은 8560원으로 2020년(4832원), 2022년(5571원)보다 크게 올랐다. 이 가운데 최근 신한은행이 발간한 '보통 사람 보고서'에서 직장인 중 68.6%는 점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경우 구내식당, 편의점을 이용하거나 아예 굶는 사례가 많았고, 여성은 커피를 줄이고 음식점 상품권이나 기프티콘을 이용하는 사례가 흔했다. 남녀 공통으로 꼽은 점심값 절약법은 ‘도시락 준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