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PHEV도 中파라시스 공포…배터리 미공개에 불안 확산

벤츠 PHEV 차주, 배터리 제조사 확인할 길 없어
벤츠, 최근 7년 누적 국내 최대 PHEV 판매 브랜드
PHEV, 전기차 배터리의 절반 크기 배터리 탑재
동일한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리스크에 노출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 공포가 메르세데스-벤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확대되고 있다. 파라시스 배터리는 최근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에 탑재돼 관심을 모았는데, 벤츠 PHEV에도 장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벤츠는 최근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를 공개했지만 PHEV에 대해선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벤츠는 최근 7년 동안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 가장 많은 PHEV 차량을 판매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를 보면 벤츠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 시장에 PHEV 2만5307대를 팔았다. 2018년 첫 번째 PHEV 모델인 GLC 350 e를 출시한 이후 주력 모델인 E클래스, 최상위 모델인 S클래스,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E까지 PHEV 라인업을 갖췄다.

PHEV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특성을 고루 갖췄다. 일반 하이브리드처럼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지만 외부에서 배터리 충전이 가능해 전기로만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상대적으로 길다.

하지만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도 크기 때문에 전기차에 준하는 화재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벤츠 준대형 SUV GLE PHEV에는 31.5㎾h 용량의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된다. 이는 벤츠의 소형 SUV EQA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65.9㎾h)의 절반에 해당한다. 국산 소형 전기차인 현대차 캐스퍼 전기차 배터리 용량(49㎾h)과 비교하면 60%에 달한다.

벤츠코리아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현황'을 공개했으나 PHEV 배터리 제조사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PHEV 배터리 제조사 공개 여부에 대해선 본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벤츠가 PHEV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차 소유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전기차에 기존에 알려진 바와 다른 배터리를 탑재한 벤츠가 PHEV에도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적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벤츠 PHEV 차주는 "불안함에 배터리 제조사를 문의했지만 당국과 논의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PHEV 화재 사고와 리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경상남도 거제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지프 랭글러 PHEV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차종은 고전압 배터리 화재 발생 가능성으로 리콜 조치된 차량이다.

BMW는 지난 2020년 고전압 배터리 제작 결함을 이유로 6종의 PHEV 국내외에서 리콜을 단행했으며, 같은 해 포드도 잇따른 화재로 논란이 된 쿠가 PHEV의 리콜을 결정하고 2만7000여대에 달하는 배터리팩을 전량 교체한 바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면서 PHEV 배터리 제조사까지 함께 공개했다.

산업IT부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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