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테크나우]맨홀·산단 등 숨은 메탄 찾아라…韓, 배출량 9.8% 감소

온실가스 배출량 중 메탄 4%
90년대 배출량 대비 감소세
발전소·매립지 등 배출원 다양
2030년 30% 감축안 마련 시급

환경부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가 지난달 공개한 ‘2023년 국가 온실가스인벤토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6억7660만t(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 이하 동일)으로 1990년도보다 131.6% 증가했다. 이중 이산화탄소가 91.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메탄의 비중은 4.0%였다.

2021년 기준 메탄 총배출량은 2730만t으로 1990년 3020만t 대비 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로는 0.8% 증가했다. 국내 메탄 배출량이 감소 추세를 보인 것은 벼 재배 면적이 줄어든 것과 가정용 고체 연료 사용의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분야별로 총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농업이 43.0%로 가장 크며 이어 폐기물(30.9%), 에너지 분야(23.8%), 산업공정(2.3%)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메탄 배출량이 감소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국제 메탄 서약이 정한 대로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30%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메탄 배출원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일부에서는 환경부 온실가스 인벤토리에서 누락된 배출원이 다수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최근 연구 결과 국내 도심 내 발전소, 매립지, 하수처리시설, 복합쇼핑몰, 맨홀, 하수구, 노후주택, 산업시설, 식당 등 다양한 메탄 배출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정 교수 연구팀이 서울의 786개 맨홀을 조사한 결과, 259개(33%)에서 메탄이 배출되고 있었다. 주거지역에서도 노후된 도시가스관을 통해 메탄이 새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천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인천 송도 LNG 생산시설에서도 메탄 누출이 관측됐다.

올해 1월 서울대와 국립환경과학원, 국립기상과학원,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은 위성, 항공기, 차량, 지상 관측소 등을 통해 충남 대산산업단지 내 메탄가스 배출량을 파악하는 카니퍼(CANIFFER)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유럽우주국(ESA)이 해외 협력 기관으로 참여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석유화학산업단지 온실가스 배출 입체관측 캠페인이라는 게 연구단의 설명이다. 그 결과, 대산산업단지에서는 일반 대기의 15배가 넘는 메탄이 관측되기도 했다.

정 교수는 현재 울산과 여수 석유화학 산업단지 내의 메탄 배출량을 관측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 산단에서는 최대 3376ppb(1ppb=10억분의 1), 여수 산단에서는 2228bbp의 고농도 메탄을 확인했다. 정 교수는 "메탄 배출량 산정을 고도화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산업단지 메탄 배출을 감축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IT부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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