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백화점 급부상 소비주체?… 신세계 센텀시티, 잘파세대 선호 ‘디토 아이템’ 푼다

K패션·디저트 분야 ‘나도’ 소비 바람 불어

1020세대 하이퍼그라운드 객단가 21%↑

‘잘파’ 세대가 지갑을 열면서 백화점 매출에 한몫하고 있다.

1020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사이에 ‘디토 소비’ 열풍이 불고 있다. 디토 소비는 ‘나도’, ‘나 역시’란 뜻의 라틴어 디토(Ditto)에 빗대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 유행하는 특정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경향을 일컫는 신조어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K패션과 디저트 분야에서 잘파세대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1020 고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오크베리 아사이 매장의 대기 줄.

잘파세대가 유행하는 K패션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면서 구매력이 증가하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 영패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 매출을 분석해보니 올해 들어 1020 고객의 객단가는 전년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변화는 잘파세대 사이에 ‘K스트리트 패션’이 유행하는 것에 착안해 관련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유치한 성과로 풀이된다.

모델 겸 인플루언서 서지수가 운영하는 브랜드 코이세이오는 최근 진행된 팝업스토어에서 잘파세대 매출이 절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5세대 대표 K팝 아이돌 멤버가 착용해 화제가 된 브랜드 키르시는 최근 매장 방문객 중 70%가 1020 고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복과 아웃도어 패션을 자연스럽게 매치하는 ‘고프코어룩’과 세기말 감성의 ‘Y2K’ 패션 관련 팝업도 연이어 펼치면서 잘파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프코어룩 입문용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산산기어는 최근 열린 팝업에서 매일 100명 가까운 고객이 줄을 서며 흥행해 하이퍼그라운드 패션의류 MD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며 브랜드 파워를 과시했다.

그래픽 패션 브랜드 나이스고스트클럽과 빈티지 리메이크 브랜드 써저리도 1020 매출 비중 30~4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오는 23일 아이코닉한 그래픽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마르디 메크르디와 배우 박규영을 뮤즈로 발탁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 세터(SATUR)를 동시에 오픈하며 1020 여성 고객을 겨냥할 계획이다.

또 잘파세대는 작은 사치로 고급스러움을 경험할 수 있는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면서 디저트 분야에서도 디토 소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 해외 인플루언서의 SNS 게시물에서 시작해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두바이 초콜릿은 잘파세대를 중심으로 국내까지 확산되며 대표적인 디토 소비 사례로 주목받는다.

지난 6~7월 두 차례에 걸쳐 열린 두바이 초콜릿 팝업에선 개당 1만원 후반대의 가격에도 준비된 수량이 순식간에 소진돼 구매에 성공한 고객들 사이에서는 SNS에 인증 릴레이가 펼쳐지기도 했다.

오픈 예정인 세터(SATUR) 매장.

신세계 센텀시티는 오는 9일 세 번째 두바이 초콜릿 팝업을 오픈하며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두바이 초콜릿을 재해석한 체리쉬의 ‘두바이 쿠키’도 매일 한정 수량이 모두 판매되는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25일 종료 예정이던 매장 운영을 오는 18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베이커리 분야에서 디토 바람을 일으킨 노티드 도넛은 지난해 5월 임시 매장으로 입점한 뒤 3개월간 5만명 이상이 다녀가며 인기를 끌자 정식 매장으로 입점하기도 했다.

백화점 측은 지난 2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디저트 브랜드 ‘오크베리’ 팝업을 부산 최초로 유치하며 디저트 디토를 이어가고 있다. 오크베리 아사이볼은 디저트 가격으로는 다소 비싼 편이지만 취향에 따라 토핑을 조합하는 재미와 뛰어난 영양 성분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 관계자는 “K패션과 디저트에서 최신 소비 트렌드를 꿰뚫는 콘텐츠와 브랜드를 선보이며 1020 잘파세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흡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남팀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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