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우리는 호사다마, 전화위복, 새옹지마의 교훈을 모두 알고 있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은 사이클을 두고 반복됨은 물론 좋은 일이 안 좋은 일이 되기도 하고 나쁜 일이 오히려 큰 기회로 다가오는 경우도 흔히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런 현상들이 인간사회에서는 늘 일어나는 일임을 알고는 있지만, 막상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생기면 그 감정을 고스란히 표출하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성공한 리더들은 다르다. 그들은 참을 줄 알고 더 정확히는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참는 것에 훈련이 된 사람들이다. 타고난 성정이 예민한 사람 중에도 기업의 리더로 커 나가는 경우가 있다. 그들은 일반인들보다 감정을 통제하기 더 힘든 성향이 있어서 리더가 되기까지 그리고 리더가 된 후에 감정을 다스리는 데 더 큰 노력이 필요했다.
내가 아는 동료 한 명도 걱정을 늘 달고 사는 예민한 성격이었는데 탁월한 실력과 업적으로 임원이 된 사람이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고 바꿔 쓰는 것이란 말은 그의 경우는 해당되지 않았다. 임원이 된 후 그는 최소한 겉으로는 감정의 동요가 점점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내가 느낄 정도로 평정심을 찾아가고 있었다. MBTI가 전형적인 I였는데, 그의 이전의 모습을 못 본 사람들이라면 E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넉살도 좋아졌다.
그것은 그의 노력과 훈련의 결과라 믿는다. 감정을 통제하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임원들에게 요구되는 자질임을 알았기에 그는 노력했고 결국 바뀔 수 있었다. 그에게 슬쩍 비결을 물어본 적이 있다. 그 정도로 바뀌기엔 특별한 무엇이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내게 그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책임져야 할 후배들이 많아지니 자기가 그렇게 해야 할 거 같아서 힘들지만 바꾸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불찰로 본인이 피해를 보는 것은 괜찮지만 그것 때문에 구성원들이 힘들어지는 것은 도저히 볼 수 없다는 절실함이 그를 변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정해승, <직장 생활이 최고의 수행이다>, 헤르몬하우스,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