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준기자
국가정보원이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 명칭을 '판교캠퍼스'로 변경했다. 사이버 공격이 국경이나 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감행되는 만큼 국가적 대응을 위한 정부 기관 및 민간 기업 간 협력·소통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윤오준 국정원 3차장은 7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국가사이버안보센터 판교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구상을 밝혔다. 국정원은 2022년 11월 이 장소에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를 개소했다. 민·관·군 공동으로 사이버 위협 정보 및 기술을 공유하는 한편, 사고 발생 시 국가 차원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국가사이버안보센터 판교캠퍼스 현판식. [사진제공=국가정보원]
윤오준 3차장은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라는 타이틀로 20개월 정도 운영했는데, 그간 저희가 내세웠던 소통·협력·상생이라는 취지에 맞는 성과를 어느 정도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조금 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고, 판교캠퍼스라는 명칭으로 변경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판교캠퍼스가 국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더욱 거듭나고 소통과 교육·훈련, 기업 상생 등 국가 사이버 협력의 핵심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정원은 새롭게 출범하는 '판교캠퍼스'를 통해 소통(Communication)·협력(Collaboration)·상생(Co-prosperity) 등 기존에 협력센터가 추구해온 '3C'라는 핵심 가치를 '3H'로 계승·발전하겠다는 구상이다. ▲소통·협력 ▲교육·훈련 ▲기업 상생 등을 위한 '허브(Hub)'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판교캠퍼스엔 15개 국가·공공기관과 9개 정보보호 업체 소속 60여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12개 유관 기관·업체가 비상주로 참여하고 있다.
국정원은 오는 9월 범국가 사이버 안보 연대인 '사이버 파트너스(Cyber Partners)'를 출범시키는 한편, 망 분리ㆍ공급망 보안 등 국가 사이버 보안정책 수립과정에서 관련 업계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사이버 파트너스는 국가ㆍ공공기관과 정보보호 업체, 통신ㆍ방산ㆍ의료ㆍ금융ㆍ전력 등 국가핵심기능 관련 기업들이 주축이다. 사이버 위협정보를 적시 공유하고 피해 확산을 차단하는 등 민관 협력의 구심점이 될 협력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 [사진제공=국정원]
또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첫 국제 사이버 훈련 'APEX(Allied Power EXercise) 2024'도 내달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사이버 방어훈련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락드쉴즈'에 4년 연속 참가한 데 이어 올해 영국 주관 DCM 훈련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국제훈련 경험을 축적해온 성과를 바탕으로 추진하는 정책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2020년 약 4만건이던 민관 정보 공유는 센터 개소 이후 2023년 36만건, 올해 42만건으로 크게 늘었다. 국정원은 국가·공공기관과 민간 기업들이 사이버 위협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NCTI·KCTI)을 운영 중이다. 이들 플랫폼에 참여하는 기관·기업은 2015년 8곳에서 이달 기준 630곳으로 늘었다.
한편 전날 진행된 현판식에는 신용석 대통령실 사이버안보비서관, 조원희 사이버작전사령관, 이경민 방첩사령부 보안처장, 이동정 국가사이버위기관리단장, 황수훈 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 이상중 한국인터넷진흥원장, 김철웅 금융보안원장, 조영철 정보보호산업협회장, 이기주 한국CISO협회장,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김상배 한국사이버안보학회장, 하재철 한국정보보학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