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주기자
20억 로또라 불리는 '래미안 원펜타스' 당첨자 중 청약 가점이 만점인 84점짜리 통장이 세 개나 나왔다. 방배·잠실·청담 등 남은 청약을 기다리는 실수요도 상당한 만큼 남은 하반기에도 청약 시장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래미안 원펜타스 전경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 접수 결과 당첨자 청약 최고 가점은 84점이었다. 최고 가점이 나온 평형은 전용 84㎡A, 107㎡, 155㎡ 세 타입이다. 최고 청약가점 84점은 청약가점 만점으로 무주택 15년 이상, 부양가족이 6인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과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에 따라 산정되는데 무주택 기간(32점)과 통장 가입 기간(17점)은 15년이 넘어야 만점이다. 부양가족(35점)은 6명 이상일 때 만점이다. 4자녀 이상이거나 자녀와 부모를 부양할 경우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원펜타스의 가점제 적용 비율은 전용 60㎡ 이하인 경우 40%다. 투기과열지구에 해당돼 전용 60㎡ 초과~85㎡ 이하는 70%, 전용 85㎡ 초과는 80%가 가점제 물량으로 배정된다. 일반분양 물량(292가구) 중 특별공급분(114가구)을 제외한 일반공급 물량 중 가점 물량이 전체의 72%인 128가구, 추첨 물량은 28%인 50가구였다.
원펜타스 청약 가점은 인근에 공급된 메이플자이, 원베일리보다도 높았다. 지난 2월 분양한 메이플자이의 청약 최고 가점은 79점, 최저 가점은 69점이었다. 원베일리의 경우 지난 5월 조합원 미계약 공급분 1가구 공급 당시 일반분양 최고 가점이 84점이었다. 2021년 분양 당시 청약 가점은 최저 69점, 최고 75점 전후였다.
원펜타스의 특별공급 경쟁률은 114가구 모집에 4만183명이 몰려 352.5대 1, 일반분양 경쟁률은 178가구 모집에 9만3864명이 접수해 평균 527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높은 청약 경쟁률만큼이나 청약 가점 문턱도 높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강남권 아파트 청약 당첨 최저 가점은 2019년 평균 60.22점, 2020년 64.12점, 2021년 73.5점 등 매년 상승세다. 지난해 68.89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올해는 6월 기준 72.25점으로 다시 반등했다. 70점을 넘으려면 4인 가구 기준 청약통장 만점(69점)을 넘어야 한다.
올 하반기 남은 강남3구 분양 물량에도 청약가점이 높은 통장들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강남3구를 중심으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분양가 상한제 지역의 시세차익을 노린 청약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달 초 삼성물산이 강남 도곡동에 공급한 '래미안 레벤투스'의 경우 71가구 모집에 총 2만8611명이 몰려 일반공급 평균 경쟁률은 402.97대 1을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 분양을 앞둔 강남권 분양 단지는 이달 말 공급 예정인 '디에이치 방배',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청담 르엘', 10월 분양 예정인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등이 있다. 디에이치 방배는 방배5구역을 재건축한 단지로 평균 분양가는 3.3㎡당 6495만원으로 책정됐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59~114㎡ 1244가구로 단지 규모가 원펜타스에 비해 4배 이상 크다. 청담 삼익아파트를 제건축한 '청담 르엘'은 3.3㎡당 분양가가 7000만원 안팎에서 책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반분양 물량은 1261가구 중 144가구로 적은 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청약 가점 커트라인 수준이 높아졌다"며 "가점이 낮은 경우 특별공급이나 추첨제 물량을 노려야 한다. 전용면적이 비슷한 유닛이 여러 개라면 가구 수가 많을수록 경쟁률도 높아지는 구조여서 비주력 유닛을 노려야 한다. 면적이 클수록 당첨 커트라인이 높아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