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기자
조선 전기 수군 성의 축조방식을 보여주는 '울산 개운포 경상좌수영성(蔚山 開雲浦 慶尙左水營城)'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울산광역시와 함께 체계적 보존·관리 방안을 수립한다고 7일 전했다.
세조 5년(1459)부터 중종 39년(1544)까지 경상좌도 수군 총 지휘부인 경상좌도 수군절도사영으로 운영된 성곽이다. 경상좌도는 조선 시대 낙동강 동쪽의 경상도 행정구역, 수군절도사영은 오늘날 해군사령부를 뜻한다.
개운포는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있던 동해안 포구다. 입지상 외부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조선 초기부터 수군 만호진(해안 요충지에 파견된 무관인 만호를 지휘관으로 하는 진)이 설치됐다. 경상좌수영으로 개편된 뒤에는 돌로 쌓은 석성이 축조돼 경상좌수영성으로 사용됐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 의병 활동 배후지로 활용됐다. 개운포 수군이 부산으로 진을 옮긴 조선 후기에는 울산도호부 읍전선(경상·전라·충청 군현에 배치한 군선)의 정박처인 선소(船所)로 사용됐다. 1895년 군사 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수군 기지로 남아있었다.
국가유산청은 이 같은 변천 과정에서 조선 시대 수군 체제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살필 수 있어 역사·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봤다. 관계자는 "특히 성벽과 해자(방어용으로 성곽 둘레를 감싼 도랑), 성문지 등 성곽 시설과 봉수 등 연계 유적의 보존 상태가 상당히 양호하다"며 "조선 전기 축성된 수영성의 축조방식과 구조 연구에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