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정인턴
해외 여행을 가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은 구급대원이 여객기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승객을 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구급대원은 "무의식적으로 달려가 응급처치를 했는데 도움이 되어 정말 다행이다"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22일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지난 9일 오전 11시쯤 김해공항에서 출발하여 베트남 호찌민으로 이동하던 베트남항공 비행기 내부에서 출발한지 1시간 만에 승객 A씨(60·여)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밝혔다.
당시 베트남항공 측은 기내방송을 통해 다급하게 의료진을 찾았고, 당시 비번 날 해외 여행길에 오른 부산 강서소방서 신호119안전센터 소속 김주신 소방교가 승무원에게 구급대원임을 밝힌 후 응급처치를 시행했다. 당시 쓰러진 여성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지만, 맥박은 희미하게 뛰고 있는 상태였다.
김 소방교는 항공사에서 제공한 응급처치 키트로 환자의 혈압 등을 측정했고, 환자의 혈압이 매우 낮은 것을 확인한 뒤 혈압을 올리는 응급처치인 '하지 거상'을 시행했다. 하지 거상은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는 응급처치를 뜻한다. 김 소방교의 응급처치 후 A씨는 의식을 되찾았고, 혈압과 맥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후에는 자력으로 비행기에서 걸어서 내릴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A씨는 여행을 마친 후 지난 20일 김 소방교의 근무지에 직접 찾아가 "도움이 없었다면 정말 큰일이 났을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베트남항공 기장과 승무원들도 김 소방교에게 편지를 써 고마움을 표했다.
김 소방교는 "기내에서 의료진을 찾는 방송이 나와 무의식적으로 달려가 응급처치를 했다"며 "도움이 돼서 정말 다행이다. 당시에는 응급처치 후 손이 떨렸는데, A씨가 건강한 모습으로 제가 근무하고 있는 안전센터에 직접 방문해 감사 인사를 전해 일에 대한 보람을 많이 느꼈다"고 당시 다급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특이한 사례처럼 보일 수 있지만 많은 구급대원들이 현장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일"이라며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