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입학생 10명 중 4명은 ‘법학적성시험(LEET)’에 재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로스쿨에 진학한 학생 가운데 대형 로펌 등의 취업이 용이한 SKY 로스쿨로 갈아타는 이른바 ‘반수(半修)’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LEET는 로스쿨 교육을 이수하는 데 필요한 수학 능력과 법조인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 소양 및 적성을 갖고 있는지 측정하는 시험이다.
9일 법률신문이 입수한 로스쿨 입학생 중 리트 응시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5개 로스쿨에 입학한 2156명 중 43.6%인 941명이 리트에 재응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트 재응시율은 2021년 37.5%(796명/2123명), 2022년 36.6%(784명/2142명)였다. 최근 3년간 로스쿨 입학생 10명 중 4명이 리트 응시를 통해 서울 소재 상위권 로스쿨에 들어가려고 한다는 의미다.
로스쿨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리트 응시 비율은 건국대가 78.6%로 가장 높았고, 인하대(76.4%)·경북대(74.2%)·전북대(71.6%)도 70%를 웃돌았다. 이어 △제주대(69%) △아주대(69.1%) △부산대(63.6%) △한국외대(61.8%) △충남대(60.2%) △이화여대(59.1%) △서울시립대(56.4%) △강원대(54.5%) 순으로 입학생 절반 이상이 재수에 도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대(1.3%) △고려대(9.8%) △연세대(15.3%) △원광대(18.8%) △서강대(20.5%) △한양대(24.5%) △영남대(26.3%) △중앙대(30.9%) 등은 상대적으로 리트 응시 비율이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은 학생들의 만족도와 선호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로스쿨에서는 리트 시험 당일 진급 시험을 치르는 등 자체적으로 재학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지방 로스쿨의 한 재학생은 “리트 시험날 모의고사를 치르고 불참시 장학금 지급에 불이익을 주는 등 제재를 하지만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며 “1년만 투자해 대형 로펌 취업에 유리해진다면 해볼 만하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중소규모 로스쿨의 한 교수는 “1학년 때 수업을 수강했던 학생 10명 중 5명이 2학년 때 보이지 않아 물어보니 다른 로스쿨에 재입학했다고 전해 들었다”며 “특히 상위권 학생의 이탈이 많다 보니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나 학교 재정 등에 영향을 끼쳐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순규, 유지인, 안현 법률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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