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석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뒤흔들고 있는 문자메시지 논란과 관련해 팩트체크를 해왔던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10일 확인 출처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아닌 김건희 여사라는 점을 공개했다. 김 여사와 한 시간 가까이 통화해 관련 내용을 들었다는 것이다. 김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하지 않은 것은 '주변의 만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진 교수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 여사와 한 위원장 사이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인한 경위를 공개하며 김 여사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내가 직접 확인했다'고 하니 원희룡, 이철규에 이어 댓글부대들이 문제의 문자를 흘린 게 한동훈 측이라고 같지도 않은 거짓말을 퍼뜨리고 다니나 보다"며 "'직접 확인했다'고 한 것은 이 사안에 대해 사건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들었다는 얘기"라고 했다.
김 여사와 57분가량 통화했다고 소개한 진 교수는 최근 문자메시지 논란은 "이미 그때 다 나왔다"고 했다. 다만 그는 김 여사가 사과하지 못한 이유 등에 대한 설명이 달랐다고 언급했다. 진 교수는 직접 통화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5월쯤으로 추정된다.
진 교수는 "당시 여사는 대국민사과를 못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며 "자신은 사과할 의향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극구 말렸다고 한다. 한번 사과를 하면 앞으로 계속 사과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결국 정권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논리로 (사과를 만류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그는 "내(김 여사)가 믿는 주변 사람 중에는 자기 사적인 이익만 챙기는 이가 있는 걸 나도 안다"며 "결국 나 때문에 총선을 망친 것 같아 모든 사람에게 미안하다, 한 위원장이 화가 많이 났을 거다. 이제라도 한 위원장과 대통령님을 화해시켜 드리고 싶다. 도와줬으면 한다"고 통화 내용을 소개했다.
이 대화 내용을 토대로 진 교수는 "당시만 해도 대국민 사과를 거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김 여사)에게 있으며, 그 그릇된 결정은 주변 사람들의 강권에 따른 것이라고 했는데, 두 달 사이에 그 동네의 말이 180도로 확 바뀐 것"이라며 "사과를 못 한 게 한동훈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이가 없다"고도 했다.
일각에서 한 위원장의 정체성을 지적하며 진 교수를 한 위원장 자문그룹으로 보는 시각도 비꼬았다. 그는 "보수의 정체성을 흔드는 얼치기 좌파와 장장 57분간 통화해서 조언을 구한 것은 정작 여사님이라는 것"이라며 "한 위원장과는 총선 끼고 6개월 동안 그 흔한 안부 문자도 주고받은 적 없다"고 했다.
이어 별도의 SNS를 통해 김 여사가 사과 불가 취지의 입장을 주변에 돌렸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인용한 뒤 "결국 나한테 주변 핑계 댔지만 사실 본인도 사과할 의향이 없었다는 얘기 (아니겠냐)"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