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언급한 물가 2.4% 왔다…금리인하 깜빡이 켜지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4%
3개월 연속 둔화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2%대를 기록한 2일 서울 영등포구 청과시장에 과일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빠르면 다음달께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로 내려갔다가 2월과 3월 3.1%로 다시 높아진 뒤 지난 4월(2.9%)부터 5월(2.7%)에 이어 6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는 2%대 초반까지 상승폭이 둔화했다. 6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2.0%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상승했다.

한은은 이날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예상대로 하향 추세를 보였다며 앞으로도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총재보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예상했던 것처럼 하향 추세를 보이며 2%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유가상승 등으로 둔화 흐름이 일시 주춤할 수 있겠다"면서도 "근원물가 등 기조적 물가의 하향안정세, 지난해 8월 유가 및 농산물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 둔화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물가의 하향 안정세가 뚜렷해지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질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23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가진 간담회에서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추세가 잘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서 지난 4월 간담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깜빡이도 켜지 않았다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6월 물가 상승률이 이 총재가 언급한 2.4%까지 내려오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빠르면 다음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 둔화와 내수부진 등을 고려할 때 이달 한은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오고 다음달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한은이 다음달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여전히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부동산 PF 등 금융안정 리스크 완화 등을 위한 정책 대응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금융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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