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채상병 특검법, 위헌 소지 있다면 거부권 행사 당연'

국회 운영위 참석… 기존 입장 유지
김건희 여사 의혹엔 "비열한 공작"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번 운영위 회의는 22대 국회 개원 이후 정진석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진이 처음으로 출석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1일 야권이 추진하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법안은 당연히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의 채상병 특검법 관련 질문에 "위헌 사항이 분명한데도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직무 유기"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정 실장은 여야가 채상병 특검법에 모두 합의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정 실장은 "수사와 소추는 행정부 권한이고 행정부 수반은 대통령이므로, 야당만의 추천으로 이뤄진 특검 임명 절차는 권력 분립 원칙에 어긋난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와 검찰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 중인 만큼,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미진하고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가서 특검을 발의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는 "부임한 지 두 달 가량 돼 그 내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대통령실 어떤 관계자를 통해서도 대통령의 격노설이나 진노설 같은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수사 결과에 '격노'했고, 이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도 이날 "윤 대통령이 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 실장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선 "최아무개 목사라는 분이 영부인의 돌아가신 아버님과 잘 아는 사이라고 얘기하며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불법적인 녹취와 촬영을 한 저급하고 비열한 공작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정치부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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