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정기자
"그분은 인사 검증도 안했어요. 난처하네요."
윤석열 대통령이 내달 중순 순차적으로 개각을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일부 '장수 장관' 교체 하마평에 오른 인사를 두고 대통령실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후임으로 박성중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 거론된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박 전 의원의 과기부 장관 유력설이 흘러나오자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한 쪽은 과학기술계다. 한 인사는 "23회 행시 출신으로 서울시 공무원, 서초구청장 등을 거치며 행정 전문가에 가까운 박 전 의원을 수장에 앉히는 것은 과학계의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 외에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개각 대상이다. 2022년 7월 취임해 곧 2년을 채우는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교체가 유력하다. 다만 의료개혁 등 현안 대응이 시급해 교체리스크가 있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실상 유임을 확정지었다. 총선 직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도 '여소야대' 상황서 후임 총리 국회 인준 등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당분간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
장관급뿐만 아니라 '늘공' 출신의 대통령실 참모진도 대거 소관 부처로의 영전을 앞두고 있다. 김종문 국정과제비서관이 전날 국무조정실 1차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김성섭 중소벤처비서관·연원정 인사제도비서관·박범수 농해수비서관에 대한 인사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에 파견 근무했던 부처 '에이스' 참모진들을 다시 해당 부처로 돌려보내 국정 3년 차 동력을 얻고 공직기강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의지 아니겠나"라고 귀띔했다.
윤 대통령이 신설키로 한 저출생수석도 내달 초 인선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4명+α'로 최종 후보군이 늘어난 가운데 일과 육아를 병행한 여성 인사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인사 검증을 진행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저출생수석 관련 "내달 개각 전에는 인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