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대기업집단 중 가장 많은 국내 계열사를 보유한 SK그룹이 1년 새 해외법인을 40곳 늘려 총 638곳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계열사 중 수익성 낮은 곳을 정리하고 계열사 내 조직 재조정(리밸런싱) 작업을 논의하는 와중에도 해외법인은 꾸준히 세운 것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국내 88개 그룹(대기업집단) 해외계열사 현황 분석'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 88개 그룹이 실질적으로 지배 중인 해외계열사는 6166곳(129개국)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686곳보다 480곳(8.4%) 증가했다. 88개 그룹 올해 국내 계열사 수(3318곳)보다 2848곳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가 824곳으로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2021년(447곳) 보다 377곳(84.3%) 증가했다.
SK는 638곳으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598곳)보다 40곳(6.7%) 늘었다. SK 해외법인은 2022년(541곳) 처음 500곳을 돌파했다. 돌파 후 2년 만에 600곳을 넘어섰다.
삼성은 563곳으로 3위였다. 삼성은 2021년(594곳)까지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거느리고 있었지만 2018년(663곳) 이후 해외법인을 줄여나갔다. 지난해(566곳)까지 5년 새 97곳(14.6%) 감소했다. 소위 '탈중국' 현상은 수치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의 중국(홍콩 제외) 계열사는 63곳으로 2018년(87곳)보다 24곳(27.6%) 줄었다.
올해 해외법인 100곳 이상 보유 기업은 12곳이었다. 현대차(425곳), CJ(401곳), LG(284곳), 롯데(203곳), GS(163곳), (149곳), 네이버(106곳), 미래에셋(104곳), OCI(102곳) 등도 해외법인 100여곳을 보유했다.
국가별 해외법인 현황을 보면 미국(1590곳)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1321곳)보다 269곳(20.4%) 늘었다. 미국 비중은 2021년 18.8%, 2022년 22.1%, 지난해 23.2%, 올해 25.8%로 커졌다. 중국(827곳)은 미국과 달랐다. 88개 그룹 올해 해외법인 수가 지난해보다 480곳 느는 와중 중국법인은 18곳(2.1%) 줄었다. 중국(홍콩 제외) 비중은 2022년 15.9%, 2023년 14.9%, 올해 13.4%로 작아졌다.
이외에 베트남(314곳), 일본(226곳), 싱가포르(217곳), 인도네시아(199곳), 프랑스(196곳), 인도(158곳), 호주(156곳), 독일(149곳)법인이 많았다. 베트남법인 수는 2022년(268곳), 지난해(299곳),올해(314곳)을 각각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환경규제와 물류 및 인건비 등을 고려해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세우려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파격적인 인센티브 등을 제시해 기업이 공장을 국내에 짓도록 유도해 고용 창출 기회를 늘리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