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진기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 C 노선 변전소 입지 갈등에 휩싸인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가 25일 변전소 설치가 예정된 입지 부근에 컨테이너로 제작한 비상현장민원실을 설치했다.
동대문구는 “변전소 이전 설치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 요구가 거세다”면서 “주민들의 뜻에 동참하고, 구청의 반대 의지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차원에서 현장민원실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과 담당 공무원들은 이날 오전 비상현장민원실을 방문해 변전소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만나 면담했다.
구가 설치한 컨테이너에는 ‘변전소 이전을 위한 비상현장민원실’이라는 현수막과 함께 붉은 글씨 등으로 ‘변전소 이전 강력 촉구’, 특고압 변전소 설치 절대 반대’, ‘변전소 설치 목숨걸고 반대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변전소 설치 문제에 대해 동대문구가 강경하게 나선 것은 최근 국토교통부 등이 기자들을 양재동 매헌변전소로 불러 도심 속 철도변압기의 인체 무해성을 강조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은 출입기자단과 함께 양재시민의숲역 지하 4층 매헌변전소를 찾아 변압기 옆과 지상에서 전자파 검사를 시연했다. 시연 결과 주변압기 바로 옆 전자파 측정값은 2.8~3.0마이크로테슬라(μT), 50m 떨어진 지점에서는 0.2μT, 지상(25m 상부)에서는 0.04μT로 나타났다.
현장 비교 시연에서는 헤어드라이기(16μT)와 전자레인지(38μT)보다도 전자파가 낮게 나왔고, 국토부에서는 “사업 취소는 검토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며, 동대문구 등 지자체와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 요구는 거세다. 초고압 변전소 설치 예정지가 국공립어린이집,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40m 이내 거리에 있어 공원, 대로변 등에 둘러싸여 있는 매헌변전소와는 입지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의견 수렴 등 절차상 하자 문제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동대문구도 지난달 10일 국토부에 청량리역 인근 GTX-C 노선 변전소와 수직구 건립 직권취소와 이전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GTX-C 시공사와 국토부의 환경영향평가 및 의견수렴절차가 인접한 아파트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입주하기 전인 지난해 8~9월께 이뤄져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고, 지난 4월 주민설명회에서도 변전소의 위험성과 안전성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