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강남구(구청장 조성명)가 24일 도곡정보문화도서관에서 다자녀 부모 21명을 초청해 구청장과 함께하는 행복한 데이트를 개최했다.
강남구는 지난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출생아 수가 증가했다. 지난 1월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2023년도 강남구 출생아 수는 2350명으로 전년도(2070명)보다 280명(13.5%) 늘었다. 또 지난 6월 23일 종로학원에서 전국 6899개의 초등학교의 학생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의 지난해 초등학생 순유입 규모는 219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출산율 0.7명대의 위기 상황에서 강남구의 출산율 증가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구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구정에 반영하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강남구에서 다자녀 부모들만 초청해 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참석자들이 잠시나마 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휴식과 힐링을 제공하는 사전 행사가 돋보였다. 부모는 힐링을, 아이들은 신나는 놀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 참석자들은 천연 아로마 테라피, 네일 아트를 체험하며 간만의 휴식을 만끽했다. 행사 시간 동안 같은 건물에 있는 도곡어린이실내놀이터를 개방하고 자원봉사자들이 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을 맡아 돌봤다.
본 행사에서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네 자녀를 둔 다자녀 부모이자 육아 선배로서 구민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민을 함께 나눴다. 다자녀 부모로서 행복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때 세 자녀를 둔 한 엄마는 엄마 없이도 자녀들끼리 잘 노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조 구청장도 장성한 자녀들이 서로 의지하고 상의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안하다며 공감했다.
강남구 보육 정책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도 오고 갔다. 맞벌이하며 부부 둘이 온전히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두 자녀의 엄마는 식기 세척기·로봇 청소기가 살림을 도와주고 있지만, 가끔 세탁물을 개지도 못하고 출근한다면서 세탁 서비스 지원 아이디어를 냈다. 정책의 사각지대를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대부분의 육아 지원이 아이를 낳을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지금 다자녀인 사람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큰 박수를 받았다. 현재 양육지원이 영유아 중심에 집중되어 있지만 성장과정에 따라 중·고등학교 과정에서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는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아이돌봄서비스를 잘 활용한다는 참가자는 강남구의 남다른 출산양육지원 정책이 더 홍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첫째 아이에게 가장 많은 출산양육지원금(200만 원)을 지원하고 산후건강관리비용(최대 50만 원)도 별도 지원한다. 여기에 정부와 서울시 지원까지 합치면 첫째 아이에 최대 740만 원을 지원한다. 맞벌이 가족을 위한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구는 정부지원금 대상이 아닌 소득 기준 150% 이상의 구민에게도 본인 부담금 50%를 지원하고 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다자녀 부모들의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 다자녀 가정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 우리 구 출산과 보육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