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EW]개인 투자용 국채는 매력적인가

10년물 3500억원 몰렸지만
투자금 제한에 20년물은 미달
만기까지 미보유땐 금리 손해
주식시장 부흥 노력과도 상충

이달 중순 처음으로 시작된 개인 투자용 국채 공모가 마감되었다. 10년물과 20년물의 장기 국채를 개인에게 소액으로 판매한 것인데, 각각 1000억원의 물량 중 10년물 국채는 3493억원의 청약이 들어온 반면, 20년물 국채는 768억원만 들어와 미달됐다. 과연 절반의 성공으로 볼 수 있을까?

개인투자용 국채는 국가가 부도가 나지 않는 이상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또한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가산금리가 있고 세제 혜택도 있다. 웬만한 장기 예금 및 적금 상품보다 나은 세후 수익률을 보이기 때문에 장점이 뚜렷하다. 단기 금리는 더 높은 예도 있지만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나쁘지 않은 장기 투자일 수 있다.

그런데 왜 20년물 국채는 미달이 났을까? 정부는 개인 투자용 국채를 저축성 국채로 만들어 서민들에게 안정적인 투자처를 제공해 노후 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려 했다.

하지만 국채와 같은 안정적인 수익을 바라는 개인들은 보통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개인 투자용 국채는 연간 1억원의 제한이 걸려있다. 여유가 있는 투자자들에게 1억원 제한의 국채 투자는 구미가 당기지 않는 대상일 수 있다. 10년, 20년과 같은 투자는 개인의 불확실성 때문에 환매가 자유로워야 하는데 만기까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금리에서 손해를 많이 보기 때문에 서민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해외주식, 펀드, 가상화폐처럼 투자 수단이 폭넓어진 상황도 개인 투자용 국채를 상대적으로 매력적이지 못하게 보이게 한다. 서민 개인 투자자들은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더 높은 예상 수익률을 보이는 곳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ETF와 같이 분산 투자 효과 덕분에 위험을 줄이면서도 국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수단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나 다른 투자 상품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환매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10년물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 아직 단정 짓기 어렵지만 현재 10년물을 신청한 개인들이 어느 정도 되는지, 개별 청약 금액의 분포는 어떤지 알아야 더욱 정확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제한인 1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받는 이들은 올해 더는 추가로 개인 국채를 매수할 수 없다. 이번에 청약하지 않은 새로운 투자자들의 유입이 없으면 올해 말에 가까워질수록 청약 금액이 줄 가능성 또한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절반의 성공이라고 보기도 아직 조심스럽다.

한편 개인 투자용 국채의 발행은 주식시장을 부흥시키려는 노력과 어느 정도 상충하는 면도 있다. 정부는 한국 증시 부양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주식시장에 대한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다. 원래 채권과 주식은 투자자에게 대체재와 같은 성격이 있는데, 국채 상품은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장기투자를 할 요인을 감소시키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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